[신흥 바이오기업 분석(18)] "표적 세포만 죽인다"…세계가 주목한 레고켐바이오 ADC 기술

김연주 기자 입력 : 2021.05.12 07:27 ㅣ 수정 : 2021.05.12 10:01

英·中·日 등에 총 6건 기술수출…계약 규모만 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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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바이오 김용주 대표.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는 2006년 설립한 신약 연구개발 전문회사다. 합성 신약과 약물·항체 결합(ADC) 기술을 활용한 신약을 주로 개발한다. 특히 ADC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ADC는 항원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와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을 '링커'라는 연결물질을 통해 결합하는 기술이다. 항체와 결합한 약물이 정확하게 항원에 전달되기 때문에 다른 세포의 손상 없이 표적 세포를 죽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장 규모도 2019년 26억달러에서 2025년 136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레고켐바이오가 보유한 '콘쥬올(ConjuALL)' 플랫폼 기술은 1세대의 단점을 개선한 2세대 ADC 기술이다. 1세대 ADC 치료제의 경우 항체가 약물에 무작위로 붙어 약효와 안전성은 떨어졌다. 이에 비해 2세대는 약물의 독소를 비활성화 상태로 유지하다가 암세포를 만나면 독소가 활성화된다. 그만큼 약효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력으로 레고켐바이오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ADC 학회인 '월드 ADC 서밋'에서 2018년부터 3년 연속 '베스트 플랫폼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더욱이 플랫폼 기술이기 때문에 하나를 가지고 여러 건의 기술 수출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ADC 기술로 중국 포순제약, 일본 다케다제약,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와 등 기술수출 총 6건을 이뤘다. 계약 규모만 2조원에 달한다. 

 

■ 레고켐바이오 김용주 대표, LG화학서 신약개발부터 FDA 허가까지 경험 쌓아 

 

레고켐바이오 김용주 대표는 30년 넘게 신약개발에 매달려 온 인물이다. 서울대 화학과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유기화학을 전공하고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LG화학 기술원에 입사한 김 대표는, 이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1991년 세파계 항생제를 개발해 우리나라 최초로 신약물질을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 기술 이전했고,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항생제 팩티브(FACTIVE) 개발에도 참여했다. 

 

당시로선 국내에서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미국 FDA 승인까지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경험한 국내 몇 안 되는 전문가였다.

 

이 경험을 토대로 김 대표는 LG화학에서 LG생명과학이 분리된 2005년 회사를 떠나 2006년 6월 대전 대덕 특구에 레고켐바이오를 설립했다. LG화학의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였다. 

 

이후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부터 매해 기술수출 성과를 내왔고, 지난해는 다섯 차례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다. 레고켐의 꾸준한 기술수출에는 김 대표가 LG화학에서 쌓아온 경험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기술수출한 ADC 신약 임상1상 결과 '주목'…파이프라인 가치 좌우

 

레고켐바이오는 2020년 기준 매출액 494억원, 영업손실 298억원, 당기순손실 70억원을 냈다. 

 

전년 영업이익에서 다시 영업손실로 돌아섰지만, 이는 연구개발(R&D) 투자 증가, 기술이전으로 인한 파트너사 수익 분배 등으로 영업비용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약 300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후보물질 3건을 기술이전했는데, 그 수익 중 일부를 사전 합의된 비율에 따라 항체 파트너사에 배분해서다. 

 

기술이전 및 독자개발을 위한 임상시료 생산비용도 늘었다. 지난해 영업비용 내역을 보면 R&D 비용이 2019년 167억원에서 2020년 542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레고켐바이오 박세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0년 대폭 증가한 임상시료 생산비용은 당사 ADC 분야가 개발 단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는 의미"라며 "2021년부터는 기술이전 파트너사뿐 아니라 독자적 글로벌 개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레고켐바이오의 미래 성장성은 현재 기술수출된 후보물질의 임상 진행 결과, 향후 기술수출 성과와 자체 개발 성과 등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먼저, 올해 레고켐바이오가 2015년도 중국 포순제약에 기술이전한 HER2-ADC 임상 1상 중간결과가 올해 2분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그간 레고켐바이오의 ADC 관련 기술은 다수의 기업에 기술이전 됐지만, 임상 결과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해당 임상결과에 따라 ADC 기술 관련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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