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슬 기자 입력 : 2021.04.29 18:33 ㅣ 수정 : 2021.04.29 18:33
화장품만 보면 아모레, 데일리뷰티 포함하면 LG생건 '우세'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LG생활건강(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화장품 라이벌'로 유명하다.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서로 뺏고 뺏기는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라이벌 답게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그래도 웃는 쪽은 아모레퍼시픽이었다. 지난해 4분기 LG생건에게 '화장품 최강자' 타이틀을 내준 지 3개월 만에 되찾아 왔다. 그렇다고 대놓고 자랑하지는 못하는 형편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승자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통적 화장품 매출만 놓고보면 올해 1분기 아모레퍼시픽이 LG생건을 앞섰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데일리뷰티(헤어·바디용품)를 포함한 유로모니터 등의 기준으로는 LG생건이 아모레퍼시픽보다 매출 1000억원을 더 올렸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875억원, 영업이익 1977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8.5%, 191% 늘어난 수치다. 이 중 데일리뷰티를 등을 제외한 화장품 매출은 1조2954억원이었다.
LG생건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367억원, 영업이익 37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7.4% 뛰었다.
이 가운데 화장품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1585억원, 254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8.6%, 14.8% 증가했다. 여기에 데일리뷰티를 포함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4908억원, 3061억원으로 늘어난다.
국내 기준인 화장품 매출만 놓고보면 1분기 아모레퍼시픽이 LG생건보다 2290억원을 더 벌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유로모니터 등의 기준인 데일리뷰티를 포함하면 LG생건이 아모레퍼시픽 전체 매출보다 1033억원 앞선다.
이같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간 경쟁 구도는 앞으로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진했던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회복세가 만만치 않고, LG생건은 럭셔리와 토탈 뷰티분야에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양사 모두 중국 시장의 소비 심리가 살아나며 화장품 사업이 성장세로 돌아선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중국에서 성장세를 회복하며 매출이 늘었고,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LG생건 역시 올해 1분기 중국에서 호실적을 기록했고, 후와 숨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 판매 호조로 매출을 끌어 올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차별화된 새 전략을 짜는 데 골몰하고 있다.
우선 LG생건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인 ‘클린뷰티’와 의약품 수준의 고기능성 화장품인 ‘더마화장품’을 앞세워 글로벌 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사업 전략으로 브랜드 육성과 디지털 대전환, 사업체질 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올해는 강한 브랜드 육성 및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개선의 경영전략을 지속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브랜드의 고유 가치와 시대 정신을 반영한 ‘엔진 프로덕트(Engine Product)’를 육성하고, 국내외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업을 가속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체질 개선 작업을 지속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