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평가는 평생을 함께하는 고질병임과 동시에 밀착 관계(상)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2021년 3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KOSIS,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체 실업자가 121만 5000명이고 그중 청년은 42만 6000명에 이르고 있다. 청년실업율은 실업율은 10%이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최소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6년을 학교에서 각종 시험들과 씨름하며 희비가 엇갈린다. 좋은 성적을 올려 각자가 원하는 대학을 들어갈 때는 모든 것을 이룬 것 같은 기분이지만 졸업을 앞두고는 또다시 취업시험에 고민이 앞선다.
121만 5000명의 실업자 중에 많은 취준생들이 법관, 경찰, 군인 등의 공무원이 되기 위해 강남과 노량진 등지에 즐비한 일명 고시학원들을 다니고 낡고 비좁은 고시원에서 기숙하면서 청춘을 다 모두 소모하며 당락에 목숨을 건다.
허나 그렇게 피나는 노력 끝에 시험에 합격하며 취업하여 실업자 신세를 탈출하더라도 또 취업한 직장에서 진급시험, 보수교육 평가 등을 치루어야 한다. 또한 퇴직후에는 공인중계사, 복지사 등 각종 자격시험에 응시하는 경우도 있어 직업인들은 시험·평가와 뗄래야 뗄 수 없는 평생을 함께하는 고질병임과 동시에 밀착 관계이다.
■ 시험평가를 위해 ‘4당 5락’이라는 유행어처럼 밤잠을 줄여가며 새벽별 보기식 학습
경찰의 경우에는 최초 순경으로 임용된 후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경장에서 경감까지 일부 인원을 시험으로 진급시킨다. 직업군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육군소위로 임관하면 보병학교의 초등군사반(OBC), 대위로 진급하면 고등군사반(OAC), 영관장교가 되면 각군 대학에서 보수 교육을 받고 그 수료 성적이 차후 진급심사에서 결정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병학교나 육군대학에 입교한 학생장교들은 대입시험시 ‘4당 5락’이라는 유행어처럼 밤잠을 줄여가며 새벽별 보기식 학습을 했다. 우등생으로 수료하면 제일 좋지만 졸업 성적이 최소 1/3수준인 ‘상층’에 포함되어야 차후 진급 심사시에 피해없이 선발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 된다. ([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49) "‘위·아래 막고 물 퍼내기’ 낚시식 학습방법, 교관 의도를 낚다” 참조)
육군대학에 입교하여 첫 소양평가를 치루고 기본적인 참모 및 지휘학을 배우면 다음 과정으로 전환될 때 다시 시험을 봤다. 전술과목에 들어서면 전술담임교관의 지도아래 공격 및 방어 전술을 배우고 마지막으로 전략 과목과 종합시험까지 치루었다.
육대 정규과정의 1년 간 교육기간 중에 거의 매달에 한번씩 시험에 응해야 했고 강의 도중에 요약 및 중간 평가도 있었으며, 교육에 임하는 학생장교들의 자세까지 교관들이 평가하여 점수화 하기 때문에 발표시간이 되면 사전에 준비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여 교관의 눈에 띄도록 노력도 했다.
이러한 실상을 돌이켜 볼때, 30~40세의 나이가 된 학생장교들은 시험・평가가 직업인들에게 뗄래야 뗄 수 없이 평생을 함께하는 고질병임과 동시에 밀착 관계임을 절감했다. 또한 서글픈 경쟁사회의 단면을 느끼게도 했다. (하편 계속)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