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슬 기자 입력 : 2021.04.12 17:15 ㅣ 수정 : 2021.04.12 17:15
나영호 대표, 전무급 아닌 부사장 발령…그룹 차원에 힘 실어줘 / 외부 이커머스 전문가에 롯데닷컴 창립 멤버…내·외치 모두 가능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롯데그룹이 12일 롯데온을 이끌 수장으로 나영호 대표(부사장)를 정식 인사 발령했다. 나영호 신임대표는 롯데닷컴 창립 멤버 출신으로 이베이코리아에서 스마일페이 등을 기획해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인사는 롯데그룹에서 코로나19 이후 쇼핑 환경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자 ‘롯데온 살리기’에 사활을 걸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롯데온 대표가 부사장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 나영호 대표, 롯데온 구원투수이자 이베이 인수전 적임자
지금까지 롯데쇼핑 4개 사업 부문인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 가운데 백화점 부문장만 부사장급이었다. 나머지는 전무급이었다. 롯데온 대표를 부사장으로 직위를 격상시킨 건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나 대표 입장에서는 출범 1년째지만 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롯데온을 살려야 하는 특명을 안게된 셈이다.
나 대표는 지난 1996년 롯데온 전신이자 국내 최초 온라인 종합쇼핑몰인 롯데닷컴에 입사했다. 이후 LG텔레콤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근무했다. 20여년만에 롯데로 다시 자리를 옮긴 나 대표는 이베이코리아에서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스마일카드와 간편결제 모바일 e쿠폰 등을 기획했다.
나 대표가 선보인 간편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페이는 유통업계에서 선보인 페이 중 가장 먼저 시장에 자리 잡아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지난해 3월 기준 가입자는 1450명을 넘어섰다.
스마일페이는 전월 실적 조건, 적립 한도 없이 스마일캐시를 적립해주는 방식으로 고객이 G마켓과 옥션만을 이용토록 만드는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14년간 이베이코리아에 근무…인수전서 큰 활약 기대
이런 나 대표를 롯데온 수장으로 임명한 배경에는 경직된 조직 문화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구원투수이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라는 게 업계 전반적인 평이다.
실제 나 대표는 롯데닷컴의 창립 멤버인 만큼 기업 문화와 기존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베이코리아에서 14년 가까이 몸담으며 주요 사업을 총괄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인수전에서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롯데쇼핑 대표이사)은 지난달 23일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이 나온 직후 롯데그룹은 이베이코리아에서 나 대표를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