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노리던 윤석헌 금감원장 3가지 악재로 '명예 보존'이 과제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임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다음 달 7일이면 임기 만료이다. 연임 의사를 표명했으나 갈수록 어려워지는 분위기이다.
윤 원장은 사모펀드발 감사원 감사, 채용비리로 인한 노조의 연임 반대, 친분이 두터웠던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 등의 악재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연임보다는 '명예 보존'이 과제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감사원, '징계권 남용' 감사 중 …"감사내용에 따라 금감원이나 금감원장으로 대상 달라져"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감사원은 금감원이 내부통제기준으로 금융사를 제재하는 것을 징계권 남용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금감원은 주의적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는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은 지난해부터 사모펀드와 관련한 금융사 CEO들을 줄줄이 징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금감원의 개선노력은 전무하고 모든 책임을 판매사 에게만 떠넘긴다며 이러한 CEO징계가 과하다는 평가도 제기되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해 7월부터 ‘금융 감독기구의 감독 운영실태’라는 명목으로 금융감독원의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감사원이 지난 2017년에 징계권 남용에 대한 주의를 내린 바 있어 이번에도 이와 같은 맥락의 감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분하다.
감사원 관계자는 8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내부 규정상 감사 내용을 발설할 수 없다”고 말하며 “기관 혹은 감독원장인지 감사대상도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시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감사는 1년 이내에 결과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며 “금감원 감사도 아무리 지연 사항이 많을지언정 1년을 넘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감사대상에 윤 원장이 포함될 가능성과 올해 7월 이전에 금감원 감사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 금감원 노조 관계자, "채용비리 간부를 줄줄이 승진시킨 윤석헌 원장 연임 반대"/"새 원장이 와서 비리 연루자 징계해야"
금감원 노조는 올초 윤원장의 연임을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이 이유로는 △다수의 채용비리에 가담한 김 모 수석을 팀장으로 승진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의 연임문제 침묵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만화 자서전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외친 '민주당 20년'이라는 건배사 등이 있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8일 “가장 큰 연임 반대 이유가 무엇인가”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래도 채용 비리 건이 가장 크다”며 “특히 김 팀장 같은 경우는 다수의 채용비리에 연루가 되어있는데 이 채용비리 건과 관련해 금감원이 상급 이상 승급 비율 제한을 받지 않았나. 일반 직원들은 이 때문에 승급도 못하고 승진 문도 줄어드는데 원인 제공자들이 줄줄이 승진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그래서 윤 원장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관에 감사를 요구했지만 이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감사원으로 떠넘겼다”며 “이제는 감사는 기대도 하지 않고 새로운 원장이 와서 남은 채용비리 연루자들을 징계하는 등 해결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고 피력했다.
노조 관계자가 말한 김 팀장은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의 아들 합격을 위해 채용인원을 조정하는 등 3건의 채용비리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부징계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팀장으로 승진했다.
또 다른 A씨는 국회 임영호 전 의원의 아들을 합격시키는 비리가 있었고 내부징계를 받았지만 핵심부서에서 6년간 일하는가 하면 같은 부서 부국장으로 승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친분 두터웠던 김상조 전 정책실장 경질로 윤석헌 원장도 힘 잃어
지난 29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이 경질되었다. 임대자 3법 시행 직전 자신의 서울 강남 주택 전세금을 14% 인상해 전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상조 전 정책실장과 윤석헌 원장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따라서 김 전 실장의 경질로 인해 윤 원장도 힘을 잃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