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1.04.08 14:30 ㅣ 수정 : 2021.04.08 16:34
기동과 기습을 최대로 이용하여 속전속결의 근본목적을 달성하며 적을 격파하는 경이적인 기동전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육군대학은 전술학처, 전략학처, 참모학처, 이념학처, 지휘학처와 전투발전부 및 교무처로 편성되어 있었다.
교육과정은 전술 및 전략을 연구하기 위한 기초적인 참모학과 지휘학부터 배웠다. 또한 당시에 강조되던 신좌경사상을 비판하고 이념무장을 강화하기위한 이념학처의 교육도 가미되었다. 더불어 모든 전술교범에는 그때까지도 일본식 용어가 남아있어 ‘작전요무령’이 가장 근간이 되는 교범이었다.
작전 뿐만 아니라 인사, 정보, 군수, 동원 업무도 배웠지만 사단작전 장교를 경험하면서 각종 훈련을 치루며 종합업무를 해온 필자는 타 병과 및 타 참모 직능보다 학습에 좀더 수월하게 임할 수 있었다. 특히 새로 접하는 동원 업무는 교육을 마치고 필자가 향토사단들로 구성된 수도방위사령부로 보직될 예정이라 더욱 관심을 갖는 과목이었다.
참모학 수업을 마치고 공격 및 방어의 전술학 시간이 되자 드디어 전술담임교관들의 풍부한 경험과 연륜이 빛나며 학생장교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당시 학생장교들의 꿈 같은 희망 보직이 육군 대학 교관이었다. 이미 교육 종료후 차기 보직이 교관으로 내정된 동료 학생들은 더욱 열심히 학업에 열중하였고 분임조 토의시 지도하는 교관들도 더욱 정성을 쏟는 모습이 눈에 띠기도 했다.
■ 기갑, 포병, 보병 병과의 특성을 살려 각양각색의 기동전을 강조한 3대 전술학파
제 2 세계대전시 독일이 프랑스와 폴란드를 침공할 때 구사했던 전격전(電擊戰 , Blitzkrieg)은 공군의 지원 하에 기갑 및 기계화 부대로 적의 제1선을 신속히 돌파하여 후방으로 깊숙이 진격함으로서 적을 양단시키고, 양단된 적 부대를 후속하는 보병부대로 하여금 각개격파 하도록 하는 전술방법이다.
1차 세계대전 후 퓰러(T.F.C. Fuller)와 리델하트(B.H. Liddel Hart)에 의해 화력소모전 위주의 후티어 전술의 문제점을 분쇄하기 위한 기습적인 기동으로써 공격을 실시하며 적을 격파하는 경이적인 급속작전으로 이는 속전속결의 근본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기동과 기습을 최대로 이용한 기동전이기도 했다.
당시 육군대학 전술학처장을 겸임하며 1반 전술담임교관이었던 윤천득 대령은 기갑병과장교라 그 특징이 십분 발휘되어 모든 전술교육 중에 속도와 충격력이 강점인 전차 운용에 대해 강조를 많이 했다. 따라서 윤 대령의 기갑 및 기계화 부대 운용을 중요시한 강의는 1반 학생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육사 28기로 야전 사단 작전참모를 역임하고 보병작전의 대가였던 2반 전술담임교관 엄항석 대령은 당시 학생장교들이 향후 직접적으로 접해야 하는 사단급의 실무자로서 필요한 실질적인 전술적 운용을 강조하며 지도 하였다.
엄 대령도 마찬가지로 기동과 기습을 최대로 이용해 적을 격파하는 기동전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6·25 남침전쟁시 항미원조(抗米援朝)를 외치며 불법 침범한 중공군의 최고사령관 펑더화이가 구사한 보병에 의한 기동전을 참고한 용병술 등 우리군의 여건에 부합된 기동전 구사를 강조했다..
엄대령과 육사동기이자 육사를 수석 입학하여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였던 3반 전술담임교관 김병관 대령은 포병병과 장교답게 당시 육군대학에서 강조되던 미육군의 ‘공지전투(Airland Battle)’ 교리를 적용하여 모든 작전에서 화력을 포함한 모든 가용 수단을 활용함으로써 작전 여건이 조성된 후에 전격적인 기동전을 수행하는 등 보다 과학적인 전술운용을 교육시켰다. (하편 계속)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