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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태풍? 찻잔 속 태풍?…인텔 파운드리 진출이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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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3.25 17:22 ㅣ 수정 : 2021.03.25 17:22

인텔 "200억불 투자, 애리조나에 공장 2개 건설" 선언 / 전문가 "공정 수준 뒤쳐져…아직 경쟁상대 안돼" 전망 / 미국 정부 지원에 자본력·기술력은 경계해야 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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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진출이 삼성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재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 참전을 선언하면서 일대 파란을 예고했다. 하지만 당장은 '초대형 태풍'이 아닌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파운드리 공정 수준이 삼성전자에 비해 다소 뒤쳐져 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펫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인텔이 돌아왔다"며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선언했다. 앞으로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한화 약 22조6760억원)을 투자해 공장 2개를 짓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은?

 

이번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진출은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뒷받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공급망을 재검토하는 긴급조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직접 반도체 칩을 들어 보인 바 있다. 최근 반도체 수급 부족 및 패권 경쟁에서 후순위로 밀리며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이 다시금 세계 1위 반도체 국가로 성장하겠다는 포부의 표현으로 읽힌다.

 

CNBC 등 외신들도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은 단순히 기업 차원이 아닌 범국가적인 전략임을 암시했다. CNBC는 최근 "인텔이 바이든 행정부의 세제감면 혜택 등과 같은 지원을 통해 아시아 칩 공장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진출이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들의 일부를 인텔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갤싱어 CEO 역시 기자회견 당시 "구글, IBM, 아마존, MS(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 등 잠재적 고객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인텔은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서 강력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데다 미국 정부의 지지까지 등에 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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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갤싱어 인텔 CEO. [사진=인텔 홈페이지]

 

그러다 보니 현재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더욱이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진출로 삼성전자가 받을 직접적인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생산할 시스템 반도체의 종류도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인텔의 파운드리는 TSMC처럼 100% 외주만 받는 형식이 아니라 자사 제품을 생산하고 남는 여력으로 외부 수요를 충당하는 방식일 것"이라며 "200억달러 투자 규모라면 인텔은 자사의 CPU(중앙처리장치) 등 반도체를 생산하는 등 외부 위탁생산량은 많지 않아 TSMC나 삼성전자의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주식 시장 역시 인텔의 파운드리 산업 진출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발표한 직후에도 나스닥에서 인텔의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당시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이긴 했지만, 신사업 발표에도 인텔의 주가는 나스닥 전체 하락폭(2%)보다 더 큰 2.27% 낙폭을 보였다. 

 

삼성전자 공정 수준에 못미쳐…시장 반응도 회의적

 

이는 투자자들이 '인텔의 파운드리 공정 수준이 삼성전자나 TSMC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파운드리 수주에서 양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코의 매튜 램지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인텔의 계획) 실행에 대해서만 보고 있다"며 "지난 7년간 인텔의 실수를 감안하면 이번 계획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앞서 인텔은 지난 2016년 파운드리 시장에 첫 발을 들였지만, 10나노 공정 진입에 실패하면서 2년만인 2018년 사업을 철수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계해야 할 부분은 남아있다. 인텔이 7나노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직까지 10나노 미만 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 양사만 가능한 기술인데, 인텔이 10나노 미만의 공정이 가능하다면 일부 고객사를 뺏길 수도 있다. 

 

갤싱어 CEO는 "인텔은 2023년 7나노 공정의 CPU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것"이라며 "지난해 기술력 문제 등 우리는 이에 미숙한 부분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이 성숙했고 이제 완전해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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