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민 기자 입력 : 2021.03.17 17:30 ㅣ 수정 : 2021.05.03 14:23
LGU+ 19일, SKT 25일, KT 29일 주총 / 관전 포인트는 신사업·사업구조 개편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신사업 추진과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한 ‘탈(脫) 통신’. 올해 국내 이동통신사의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뜨겁게 달굴 최대 화두다.
SK텔레콤(SKT, 대표이사 박정호)과 KT(대표이사 구현모), LG유플러스(LGU+, 대표이사 황현식) 등 이동 통신 3사는 오는 19일부터 주총 시즌에 돌입한다. 이런 가운데 벌써부터 “변화에 적응하려면 탈통신은 불가피하다” “통신사 본업에 집중해야 한다” 등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LGU+는 오는 19일, SKT는 오는 25일, KT는 오는 29일에 차례로 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단연 ‘탈통신’이다. 이통 3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다양한 방면으로 통신사라는 틀에서 벗어나 대형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행보를 보여왔다.
SKT는 지난해 12월 핵심 기술을 담당하던 조직을 AI(인공지능) 기술 중심으로 재편했다. AI 서비스단은 AI&CO(Company)로 조직 이름을 바꾸고 소비자 편의를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도록 했다.
■ 통신사 틀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
KT도 지난해 통신기업(텔코)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Digico)로의 전환을 선언한 뒤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KT는 디지코로의 변화와 성장 가속화를 위해 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미디어, 금융, 로봇, 헬스 등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KT는 지난 15일 300명 채용에 나섰다. 이번 채용에서도 ABC(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분야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KT의 의지가 엿보인다.
LGU+ 역시 지난해 하반기 조직 개편을 통해 스마트 헬스, 교육, 보안, 광고, 콘텐츠 등 개별 조직을 한 데 모아 ‘신규 사업 추진 부문’으로 통합하며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통 3사가 이번 주총에서 다루는 구체적인 사안은 다르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탈통신’이다. SKT는 연내 진행 예정인 중간지주사 전환, KT는 기업간거래(B2B) 강화 및 기업가치 제고, LGU+는 황현식 신임 최고경영자(CEO) 선임 등을 중심으로 주총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이통 3사의 탈통신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일부는 ‘급변하는 디지털 사회에서 통신사들의 탈통신 작업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본업부터 잘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IT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A씨(30,남)는 “IT 기업들이 앞다퉈 새로운 플랫폼에 진출하며 신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 중이다. 통신사 역시 타 업계에 밀리지 않으려면 이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라며 이통3사의 탈통신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통신사의 탈통신화를 주의 깊게 지켜본다는 B씨(38,남)도 “혹시 통신사 본연의 역할을 제쳐둔 채 새로운 사업에만 집중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들지만 궁극적으로 미래에는 통신사가 현재와는 다른, AI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믿고 기다리겠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 “변화에 적응하려면 불가피” vs. “통신사 본업에 집중해야”
반면 대학생 C씨(27,남)는 “SKT가 탈통신이라는 명목으로 벌인 사업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이렇게 자꾸 덩치 키우기에만 집중하니 ‘통신이나 잘하라’며 비꼬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SKT 박정호 사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C씨는 “카카오나 네이버 등 대형 IT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기업으로 변화하는 것은 납득이 간다”면서도 “하지만 통신사가 굳이 e커머스 등 통신과 크게 관계없는 사업에 뛰어들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직장인 D씨(32,여) 역시 “홍보만 해 놓고 제대로 터지지 않는 5G, 날로 높아지는 요금제 등 통신사 자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탈통신은 불필요한 작업이라고 본다”며 “디지털화가 필요하다면 그건 통신 기술 자체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