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넷플릭스=넷이본다’였는데…계정 공유 금지령에 이용자 ‘ㅜㅜ’

이지민 기자 입력 : 2021.03.16 16:33 ㅣ 수정 : 2021.03.17 15:49

무단 시청 막기 위해 본인 계정 확인 기능 테스트 중 / 타 OTT 업체들까지?…구독자 매칭 서비스 이용자들 ‘불안’ / 넷플릭스 “회원 시청권한 보장 조치…정규적용 여부는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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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본인 계정 확인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명실상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 시장의 ‘황제’로 군림한 넷플릭스의 계정 확인 기능 강화 방침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일부 OTT 공유 플랫폼 이용자들 사이에선 “OTT 공유 플랫폼의 존폐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다른 OTT 서비스 업체들까지 계정 공유를 막겠다고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자사 콘텐츠의 무단 시청을 막기 위해 본인 계정 확인 기능을 테스트하는 중이다. 본인 계정 확인 기능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지인 계정을 이용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을 막는 조치다.

 

넷플릭스는 비밀번호 공유가 의심될 경우 해당 계정 소유자의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로 코드를 전송해 본인 확인을 요청하는 기능을 시험하고 있다. 본인 확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접속이 중단되는 방식이다.

 

리서치업체 매지드에 따르면, 넷플릭스 사용자의 약 33%가 다른 사람과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본인 계정 확인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로 분석된다. 비밀번호 공유를 막아 매출 손실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OTT 서비스 이용료가 전반적으로 높은 가격대로 형성된 탓에 구독자 매칭 플랫폼을 이용하던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최대 4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해 '넷이본다(4명이 함께 본다)'로 여겨져온 영향도 크다.

 

■ ‘OTT 공룡’ 넷플릭스 깜짝 발표에 이용자들 ‘발 동동’

 

티빙, 넷플릭스 등 총 4개의 OTT 플랫폼을 이용 중이라는 직장인 A씨(26,여)는 “혼자서 많은 구독료를 지불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소위 말하는 ‘파티원 구하기’에 참여했다”며 “넷플릭스가 당장 계정 공유를 단속한다는 얘기는 아닌 것 같지만 언제 막힐지 몰라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B씨(28,남)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B씨는 “파티원을 구해주는 전문 사이트에서 사람들을 모아 넷플릭스를 4분의 1 가격에 이용하고 있다”면서 “1000만명이 넘는 대형 OTT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이런 분위기를 조장한다면 여타 OTT 업체들 역시 이런 문화에 편승하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B씨의 이야기와 같이 현재 국내 OTT 서비스 시장은 넷플릭스가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 15일 발표한 '국내 OTT 앱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2월 안드로이드 OS(운영체계)와 iOS(아이폰 운영체제) 합산 기준 넷플릭스의 월 사용자 수는 1001만3283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1월(470만4524명) 대비 113% 증가한 수치로, 국내 OTT 시장점유율 40%에 달한다.

 

B씨는 이어 “OTT 서비스 업체들이 계정 공유를 금지하기 시작하면 OTT 구독 파티원을 모아주는 공유 플랫폼 역시 존폐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다수의 OTT 업체는 여러 명이 한 계정을 공유할 수 있는 다회선 요금제를 제공한다. 이 장점을 이용해 많은 이용자들이 이용료를 나눠 낼 ‘파티원’을 구한다.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온라인 카페에서의 모집글뿐 아니라 ‘4flix(넷플릭스 파티원을 구하는 사이트)’, ‘피클플러스(각종 OTT 구독자 매칭 사이트)’, ‘그레이태그(상품 공유 플랫폼)’ 등 아이디 공유 파티원 매칭 전문 사이트도 등장했다.

 

■ OTT 구독 매칭 사이트 “넷플릭스 발표와 관계없이 구독 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

 

문제는 OTT 업체 측에서 계정 공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경우 구독자 매칭 서비스 업체들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한 OTT 구독자 매칭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OTT 공유 플랫폼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넷플릭스 쪽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피드백을 받아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며 “OTT 구독자 매칭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 여부와 상관없이 유저풀(이용자 규모)을 확대해 나가고자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가 높은 가격대를 유지한 채로 계정 공유를 금지한다면 소비자들은 다른 OTT 업체를 찾아 이동할 것”이라며 “같은 서비스를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하려는 이용자들의 수요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넷플릭스 측은 “본인 계정 확인 서비스의 경우 테스트 단계”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한국 넷플릭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해당 테스트는 넷플릭스 회원들의 시청 권한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로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정규 적용 및 한국을 포함한 타 국가 도입 여부는 현재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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