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산업, 인력난에 ‘허덕’…‘실전형 개발자’ 양성시스템 필요”
[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11일 열린 '2021 굿잡코리아포럼' 종합토론에서 사회자로 나선 정삼영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마이데이터 산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금융혁명의 현실과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 실태, 적절한 인재양성 및 보급' 등에 대한 포괄적 견해를 토론자들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토론자들은 "디지털금융혁명, 친환경에너지 산업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해도 이를 충분히 수행할 만한 인재보급이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냈다.
이날 종합토론에는 김진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김형석 팀윙크 대표,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들 중 김진일 교수와 주원 이사는 "정부와 교육기관의 역량이 신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개발자와 금융인 간 시너지 결합이 열쇠"라며 "개발자와 금융인 간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회적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발자는 현실 금융산업의 문제점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금융인은 문제를 파악하면서도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며 "금융인과 개발자 간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대학이 데이터 사회로 변화하는 흐름을 읽지 못하고 관련 인재양성에 소홀하다는 게 김 교수의 판단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전 대학 총장들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좋은 건물을 짓는 데만 주력했는데, 이제는 코로나19로 대학 건물에 사람이 줄어들면서 그 기능이 중요하지 않게 됐다"며 "겉모습이 아닌 진정한 대학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이때, 그간 대학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인재양성에 실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주 이사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패키지로 새 일자리가 생겨난다. 환경·에너지·기후변화·4차 산업혁명 관련 일자리다"며 "그러나 새 일자리가 만들어지려면 기존 산업의 실직자가 대량으로 발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소 5~10년 동안 대규모 실직자가 나오며 일자리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실질자가 대거 나오면, 이들은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이 돼야 하는데, 이 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이유에 대해선 "대부분이 저숙련 노동자일 것이고, 정부 주도의 교육 시스템으로 이들을 신 산업에 고숙련 고스킬 노동자로 이동시키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석 팀윙크 대표와 이은솔 매디블록 대표는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전형' 개발자의 부족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인재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 스타트업 대표들이 만나면 하는 얘기가 '사람 어디서 구하냐'는 얘기뿐"이라며 "개발자들은 많지만, 실전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있는 실력 있는 개발자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능력있는 개발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소수이다보니, 높은 연봉을 주지 못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조건에 맞는 개발자 찾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이 대표도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산업에서 데이터 분석능력을 가진 개발자를 찾는 것은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며 '실전형' 개발자의 부족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금융의 경우 사전에 디지털화가 어느정도 진행됐고, 산업 규모도 큰 반면, 의료 산업은 크기가 작고 데이터도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어 이를 맞춤형으로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가진 능력자가 더욱 절실하다"며 "디지털 붐으로 정부나 대기업에서 소프트웨어 단기 교육을 통해 개발자를 양산하고 있지만, 이들은 업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다"고 밝혔다.
마치 외국어 능력이 중요시됐을 때 토익·토플 고득점으로 입사에는 합격했는데, 막상 업무에서는 전혀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교육을 받은 게 문제가 아니라, 그 능력을 현업에 적용할 줄 아는 개발자들을 많이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마이데이터 분야에서의 인력난을 제대로 해소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