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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했던 예고편, 기약없는 본편...LG전자 직원들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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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3.03 06:58 ㅣ 수정 : 2021.03.03 11:57

MC사업부 개편 예고 후 40일간 잠잠 / 직원들 "고용 유지 약속했지만, 시간 갈수록 불안" / 750% VS 100만원…성과급 논란, 불에 기름 / 사측 "연매출 5조짜리 사업…꼼꼼히 따져 개편하려는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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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LG전자 사장 [사진=LG전자]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LG전자가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 부문 구조개편으로 차세대 스마트폰 ‘LG 롤러블폰’ 출시까지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향후 기업 미래에 대한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20일 권봉석 사장이 직접 MC사업부문 개편 및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LG전자의 사업구조 개편과 향후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40여일이 지난 2일 현재까지도 뚜렷한 계획이나 이렇다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탓에 LG전자 직원들은 물론 시장에서도 LG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5년새 직원수 절반 '뚝'…권 사장 직접 '고용 유지' 약속했지만 직원 불안 여전

 

권 사장은 MC사업부문 매각 개편 발표 당시 사내 이메일을 통해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40여일이 넘는 기간 동안 이렇다 할 계획도 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불안감만 커져가고 있다.

 

한 LG전자의 MC사업부문 직원은 뉴스투데이에 “(권 사장이) 메일을 통해 고용 유지를 약속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언론에서는 자꾸 최악의 경우를 얘기하고 사내에서도 대놓고 향후 미래나 거처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불편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속으로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MC사업부문의 직원 수가 계속해서 줄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7427명이었던 직원수는 지난해 3719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지난 26일 지급된 LG전자 성과급에서 최대 실적을 기록한 H&A(생활가전)와 리빙어플라이언스(세탁기·건조기·스타일러 등)부문 직원들의 성과급이 750%, 에어솔루션사업부는 600%로 정해진 반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MC사업부의 격려금은 100만원이었다. 이는 전년과 비슷한 규모의 격려금이나 직원들의 불만은 높아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서는 LG전자의 기본급(계약연봉)이 너무 낮고 연봉상승률도 적다는 직원들의 호소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지난달 25일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노조 설립신고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여명이 가입 의사를 밝혔으며 이 중 가입직원 대부분은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과 MC사업본부로 알려졌다

 

‘블라인드’ 에서는 한 LG전자 직원이 “(스마트폰 부문) 의사결정을 담당했던 임원들은 이미 이직한 상태”라며 “(다른 사업부문 직원들과 비교해도) 열심히 일하고 비슷하게 고생했지만 성과급은 매우 차이가 난다.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책임을 현재 남아있는 직원들이 지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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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CES2021에서 발표한 LG의 차세대 스마트폰 'LG롤러블' [사진=LG전자]

 

이처럼 직원들의 불만과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지만, LG전자 측은 "아직 MC사업과 관련한 일정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는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MC사업 개편과 관련된 일정이 나온 것은 아직 없다”며 “(시간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연 매출 5조원에 달하는 사업부문에 대한 거취인지라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져보고 개편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사업개편·롤러블폰 출시 모두 깜깜무소식…일각에선 '과도한 우려' 

 

LG전자가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21에서 선보인 ‘롤러블폰’도 사실상 개발·생산이 잠정 중단되면서 출시가 불투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내부 개발 진행 상황 등은 확인이 어렵다”고만 했다. 

 

업계에서는 MC사업부 매각 지연을 두고 스마트폰 기술과 제작·사업부분 매각의 적정선을 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나름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베트남 빈그룹이 MC사업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축소 또는 개편하더라도 관련 기술은 꼭 보유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인수후보자들은 핵심 기술이 빠진 LG의 스마트폰 사업에는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MC사업 불확실성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LG전자의 MC사업 불확실성은 긍정적 사업 방향으로의 재편을 통해 빠르게 완화될 전망”이라며 “MC 사업의 매각 협상이 결렬된다고 가정해도, 결국 LG전자가 MC사업을 유지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다수의 글로벌 업체들이 인수 의사를 여전히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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