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2.24 17:10 ㅣ 수정 : 2021.02.24 17:10
탄화수소·AI·바이오·자율주행 등에 투자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SK그룹이 계열사 매각을 통해 적극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SK는 야구단에 이어 SK석유화학와 SK바이오팜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
지난해 최태원 SK회장이 강조한 ‘매력적인 목표와 구제적 실행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구축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SK가 확보한 실탄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24일 공시에 따르면 투자전문 지주회사 SK㈜가 SK바이오팜 지분 11%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식으로 1조1162억원에 팔았다. 매각 후에도 SK는 SK바이오팜 지분 64.02%을 보유하게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매각은 투자전문회사 SK가 ‘투자와 육성,IPO(기업공개),투자금 회수’단계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SK의 실탄확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SK이노베이션은 23일 석유화학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의 지분 매각은 추진했다. SK종합화학은 연매출 10조원을 기록하고 있는 SK이노의 주력 사업이다. 핵심사업을 매각하는 SK의 행보가 눈에 띈다.
■ 야구단·바이오·석유화학 다 파는 SK…兆 단위 실탄 확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에 패소 후 합의금 마련이 아니냐는 질문에 SK이노 관계자는 합의금 때문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다만 “친환경 사업 강화 전략인 '그린 밸런스 2030'을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성장 재원을 마련하고 사업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SK종합화학 지분을 매각한다”며 "지난해 11월 주간사를 선정해 글로벌 전략 투자자와 JV(합작법인) 설립 등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SK는 23일 신세계 이마트 그룹과 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 양해각서를 체결해 매각대금 1352억8000만원을 추가적으로 확보했다. 이마트는 SK텔레콤이 보유한 와이번스 구단 지분 100% (보통주식 100만주)를 1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352억 8000만원에 달하는 토지 및 건물 매매 건은 별도의 계약으로 진행된다.
이 세가지 매각 이슈들은 불과 이틀만에 단행된 결과다. 이처럼 SK가 빠르게 투자자원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SK의 공격적인 지분 매각과 M&A(인수합병)가 최태원 회장이 본격적으로 4대 성장 동력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실탄준비라고 분석했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SK의 매각 릴레이는 SK바이오팜·야구단·석유화학 뿐만 아니라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에 주유 사업 매각 등 꾸준히 진행돼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가 현금확보에 적극적인 만큼 조만간 ‘빅 딜’이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SK하이닉스, SK넥실리스의 동박사업 등 최태원 회장이 보여준 ‘투자의 귀재’로서 성과를 다시 한번 거둘 수 있을지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신사업 투자 위한 현금확보…다음 투자처는 어디?
장동현 SK㈜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부터 실천해 나갈 파이낸셜 스토리는 SK가 가진 다양한 툴(Tool)을 담아 시장과 사회에 약속하고 평가받는 SK만의 딥 체인지 실현 방법”이라며 “4대 성장 동력으로 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을 집중 육성하고 투자 생태계를 구축해 빠르게 확장시켜 나가자”며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이를 위해 SK E&S를 통해 미국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에 투자해 수소산업에 진출했으며 국내에서 차량용 반도체 필수 부품인 SiC(탄화수소)를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예스파워테크닉스에도 투자했다. 이 밖에 바이오·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 투자 영역을 확대 중이다.
전문가들 역시 SK의 지분 매각 및 투자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관련 리포트에서 “수소, 친환경 및 바이오 분야 등 S의 투자자산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며 “SK가 단순히 매각을 통한 차익실현 뿐만 아니라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발휘해 확장할 수 있는 투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최태원 회장은 최근 서울상의 회장 취임을 통해 ESG경영을 기반으로 한 IT,스타트업 인재들을 새롭게 회장단에 영입했다. 이를 통해 SK는 올해 본격적으로 최 회장이 ‘파이낸셜 스토리’ 투자 생태계 구축할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이날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SK의 투자 회수 재원은 성장 사업 투자에 다시 활용해 ‘투자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기 위한 차원에서 실행된 것”이라며 "(친환경, 바이오, 디지털, 첨단소재)4대 핵심사업 중심의 성장 기반을 마련 및 성과 입증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