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뜨거운 배터리 경쟁 속 삼성SDI 전영현 ‘조용한 리더십’ 빛 발하다

이서연 기자 입력 : 2021.02.22 16:22 ㅣ 수정 : 2021.02.22 16:22

기술력과 안정성 다지며 차분히 사업 확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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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배터리 시장의 경쟁은 뜨겁다. 삼성SDI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입지를 공고히 하며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집계에서 삼성 SDI는 세계 시장점유율 5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영현 사장이 수장에 오른 뒤 배터리 공정 개선과 생산 안정화에 투자한 것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7년 3월 삼성SDI 대표이사로 선임된 전 사장은 소규모 배터리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에 집중하며 적자에 허덕였던 회사를 일으켰다. 전 사장 부임 이후 삼성SDI는 매년 매출 1조원 이상을 늘렸다. 지난해에는 매출 11조294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쟁사들이 대형 악재로 인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도 삼성 SDI는 차분히 사업을 확장 중이다. 이는 1년만에 큰 폭으로 오른 주가가 증명해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 주가는 22일 오후 2시54분 기준으로 73만6000원을 기록했다. 전일대비 34000원(4.42%) 떨어졌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들과 비교해선 재무상태 역시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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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DI 주가차트 [사진=네이버 증권 거래소 캡쳐]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연이은 화재사고로 인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조 단위의 리콜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에서 진행된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받은 합의금으로 이를 충당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현대차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 장기전으로 갈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소송전 패소로 조 단위의 합의금을 내야 할 위기이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2조5688억원인데다 배터리 공장 건설로 연간 4조원 가량 지출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결국 잘나가는 SK루브리컨츠 매각을 감내한 SK이노베이션은 당분간 재무 부담의 압박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쟁사들이 여러 악재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는 중에도 삼성 SDI는 조용히 미래 성장 동력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다. 삼성 SDI의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비 규모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크다. 특히 고용량 배터리, 급속 충전 등에서 타사와의 경쟁에 앞서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 SDI의 배터리 가격이 비싸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화재 사고 등을 감안했을 때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삼성 SDI의 우직한 행보는 해외 수주 실적으로 그 결과를 보여준다.

 

삼성SDI 관계자는 “차이나 모터의 이베리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은 31.3㎾h로 1회 완충시 140㎞를 주행할 수 있다. 차이나 모터가 향후 판매량을 늘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SDI의 수주량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해외 신규 생산 거점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올해 헝가리 괴드 공장에 대한 증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공장의 생산능력을 30GWh에서 40GWh로 늘릴 계획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술혁신 속도를 감안했을 때 반년만 투자가 뒤쳐져도 선두권 업체들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반도체처럼 배터리 시장도 상위 7~8개 업체들의 과점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 역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다”며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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