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431)] 일본 직장인10명 중 4명은 재택근무에 부정적, 그 이유가 망년회나 회식 때문?
정승원 기자 입력 : 2021.02.16 10:52 ㅣ 수정 : 2021.02.17 09:32
재택근무 확산여부 묻는 설문조사에 늘어날 것이란 응답은 14%포인트 줄어든 반면 부정적 응답은 늘어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된 지 1년여가 지나면서 기업과 직장인들도 코로나 감염예방과 대응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대응방법 중 하나로 재택근무가 보급되고 있는데 처음 소개되었을 때의 우려와는 달리 이제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재택근무의 효율성과 성과를 조금씩 인정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재택근무는 해가 지날수록 직장인들의 바람처럼 보편적인 근무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기업들에게 인사평가 컨설팅을 제공하는 내일의 팀(あしたのチーム)이 작년 일본에서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되었을 때 재택근무를 경험한 20~49세의 남녀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작년의 재택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재택근무가 더욱 정착할 것이라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59.3%의 직장인들이 그럴 것이라고 응답했고 반대로 정착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40.7%를 기록했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재택근무에 대한 인식이 더 나아졌을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 보급을 예견하는 응답률은 이전 조사 때보다 14포인트 줄었고 반대로 그만큼 재택근무 보급가능성을 부정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재택근무가 더욱 보급될 것이라고 응답한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라도 문제없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 ‘코로나 외에도 독감 등의 전염예방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한편 재택근무 보급을 회의적으로 보는 직장인들은 ‘재택근무가 가능한 업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부터 시작해서 ‘이미 코로나에 익숙해져서 감염자 수가 늘어나도 별로 신경 쓰지 않게 되어버렸다’, ‘화상회의를 진행했는데 경영진들이 불만 섞인 표정으로 앉아있어 정착은 어려울 듯하다’처럼 제각각의 웃픈 사연들로 재택근무 보급이 어려우리라 내다봤다.
하지만 보급가능성은 둘째 치고 앞으로도 본인은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는 74.4%의 직장인들이 그렇다고 답해 희망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재택근무가 정착하기 위해 무엇이 동반되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재택근무에 적합한 인사제도의 개편’이 80%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서 ‘온라인회의 장비’(77.4%)와 ‘자택 외의 사무공간’(71.6%) 등이 많이 거론되었다.
인사제도 개편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재택근무수당 도입’(51.7%), ‘근태관리’(46.3%), ‘통근 및 주택수당 개선’(43.8%), ‘업무관리’(43.3%), ‘정시 출퇴근의 폐지와 유연근무제 도입’(37.5%)을 요구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반대로 재택근무 정착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는 망년회나 직원환영식 등과 같은 ‘회사행사’가 68.6%로 1위를 차지했고 ‘직원 수에 맞춘 책상과 의자’도 57.3%의 직장인들이 없애야만 하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일본에서는 올해 들어 8000명까지 치솟았던 신규 확진자 수가 긴급사태선언의 재발령과 연장을 거쳐 세 자릿수로 내려가며 겨우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가득한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에 대한 이야기는 올해도 끊이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