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봉진에 박영선까지 뛰어든 ‘클럽하우스’, 폐쇄적 '목소리 SNS'가 뭐길래

이지민 기자 입력 : 2021.02.09 17:23 ㅣ 수정 : 2021.02.11 09:26

초대장 있어야 가입 가능한 폐쇄성 SNS / 중고 마켓에서 초대장 판매하기도 / 기존 SNS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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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클럽하우스 접속을 위해 앱을 설치해 실행했다. 하지만 초대장이 없어 가입을 진행할 수 없었다.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일상생활에서는 쉽사리 만날 수 없는 유명 인사들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바로 ‘클럽하우스’다.

 

인스타그램 등 기존 SNS(사회관계망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흥미가 떨어질 때쯤 혜성처럼 등장한 클럽하우스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자는 9일 클럽하우스에 입장하기 위해 앱스토어에 접속해 클럽하우스 앱을 설치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클럽하우스의 운영 방침 때문이었다. 앱을 실행하자 영어로 된 안내문이 등장했다. 요약하자면 초대장이 없는 사람은 당장 접속이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초대장이 없는 기자에게 묘한 승부욕을 불러 일으켰다. 몇 안 되는 사람만 가질 수 있는 초대장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클럽하우스의 유행에는 초대장이 없는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클럽하우스는 폐쇄성 SNS다. 아무나 이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가입자는 두 개의 초대장 링크를 가질 수 있고 이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이 입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아니나 다를까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SNS에 클럽하우스를 검색하니 초대장을 구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초대장을 구하지 못한 이들은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향했다. 판매자에 따라 상이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초대장 1장당 1만원을 웃도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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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장터에서 판매되고 있는 클럽하우스 초대권 [사진=번개장터 앱]

 

대체 어떤 매력이 수많은 SNS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은 걸까. 클럽하우스 입장에 실패한 기자는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의 후기를 찾아 나섰다.

 

■ 이용자 A씨, "목소리만으로의 소통이 매력적" / 이용자 B씨, "유명인사와 토론 가능해"

 

이용자 A씨는 “오로지 목소리로만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면서 “보여주기식 SNS에 지쳐갈 때쯤 등장한 클럽하우스에 완벽히 적응했다”는 후기를 전했다. 

 

인스타그램이 예쁜 사진을 올리며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각적 기능에 집중한 플랫폼이라면 클럽하우스는 오직 목소리로 지식을 나누는 지식 향유 기능에 집중한 플랫폼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는 “누구나 특정 주제를 가지고 대화방을 개설해 발언할 수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유명인이 개설한 방에 들어가 그들의 의견을 듣고 토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장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인사들과 편하게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경험을 클럽하우스에선 버튼 하나로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 국내·외 유명인사들 대거 유입...일론 머스크도 등장

 

실제로 이번 달 1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클럽하우스에서 '게임스톱' 주가 폭등과 관련한 토론에 참여하면서 전 세계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외국에서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페이스북 CEO 마크저커버그, 배우 애쉬튼 커쳐 등 유명인사들이 대거 클럽하우스를 이용해 화제다.

 

국내에서도 역시 유명인들이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박태훈 왓챠 대표 등 기업체 CEO들부터 오상진 아나운서, 시인 하상욱 등부터 급기야 한화그룹 3세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까지 등장했다.

 

전진수 SK텔레콤 혼합현실(MR)서비스 컴퍼니 단장과 류정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도 이용자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클럽하우스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기업인과 연예인 뿐만 아니라 유명 정치인들도 가세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앱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클럽하우스가 급부상하고 있는 최고의 플랫폼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 지난해 4월 등장해 최근 인기 급상승 중, 새로운 직업 만들어낼까 / 모더레이터와 스피커가 신종 언론인?

 

클럽하우스의 휘발성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되는 모든 음성 대화는 녹음, 외부 전송이 불가하다. 대화에 참여하는 그 순간만 향유할 수 있다. 때문에 발화자는 자신의 의견을 더 편안하게 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음성 SNS인 클럽하우스가 등장한 건 지난해 4월이다. 미국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 출시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클럽하우스 투자에 참여하는 등 벌써 10억달러(1조1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 SNS'로 떠올랐다.

 

클럽하우스 이용자는 자신의 대화방인 ‘룸(Room)’을 만들 수 있고 룸을 만든 사람은 모더레이터(방장)가 된다. 모더레이터는 스피커(발언자)를 초청해 대화를 진행하고 룸에 들어간 이용자들은 이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논의할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고 청중들 중 발언을 원하는 사람들 발언 버튼을 눌러 스피커가 될 수도 있다.

 

클럽하우스는 점점 그 규모를 확장하며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클럽하우스가 대중들 사이에서 주요 SNS로 자리 잡으면 새로운 직업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방을 개설하고 발언권을 부여하는 전문 모더레이터나 스피커가 신종언론인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오랜 기간 인스타그램이 SNS 생태계를 주도해 온 만큼 클럽하우스가 SNS의 새 판을 어떻게 짜 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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