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반공매도 1호 타깃된 ‘셀트리온’, ‘게임스톱’ 만큼 주가 오를까?

변혜진 기자 입력 : 2021.02.04 06:15 ㅣ 수정 : 2021.02.04 06:15

게임스톱은 2주간 700% 급등/ 셀트리온 반공매도 군단은 게임스톱의 62분의 1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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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공매도 폐지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반(反)공매도 대장주’로 셀트리온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반공매도 개미군단이 ‘제2의 게임스톱’ 바통을 이어받아 공매도 세력을 물리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 반공매도 세력이 규모 면에서는 미국보다 작지만 응집력만은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한국의 공매도 환경이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셀트리온이 게임스톱만큼 주가가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공매도에 시달려온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만 2조598억원 / “변동성 큰 바이오주…번번한 공매도 타깃”

 

반공매도 1호 타깃으로 부각되고 있는 셀트리온은 그간 공매도에 시달려온 대표적인 종목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는 2조59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1위다. 2위인 삼성전자(3136억원)와 비교해도 7배 이상 차이가 난다.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 외국계 기관들이 대량 보유 중이다.

 

공매도 잔고는 공매도를 한 뒤 아직 사지 않고 남아있는 물량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매도 잔고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공매도 규모가 크다는 뜻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월 코로나 폭락장 영향으로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됐으나, 이후 주가가 오르면서 공매도 잔고가 2조7898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공매도 금지에도 조처에도 시장조성자(일부 증권사)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에는 공매도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다만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가 급증한 것은 변동성이 큰 바이오주로서 대표적인 공매도 표적이 돼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 특히 2019년 말에서 지난해 초 실적 기대감에도 공매도가 몰렸다”며, “당시 미국·유럽시장에서 신 의약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상대적인 주가 상승 동력이 밀렸다”고 설명했다.

 

■ 한국 반공매도 군단, 한투연 중심으로 10만명 모집 목표 / “미국 310만명 보단 적지만 응집력은 높을 것”

 

게임스톱의 경우 310만명에 달하는 반공매도 ‘미국 개미’들이 SNS 레딧(reddit)에 개설된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를 중심으로 뭉쳤다. 이들은 2주가 채 안 되는 기간동안 주가를 700% 끌어올렸다. 지난달 26일 하루에만 주가가 145%까지 급등했다.

 

이 같은 미국 개미 군단의 화력으로 게임스톱 주가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는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시트론리서치의 최고경영자(CEO)인 드루 레프트는 공매도를 포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멜빈 캐피탈은 지난 1월 한달 간 52%가 넘는 손실을 입었다.

 

그렇다면 셀트리온 반공매도 군단은 미국 세력만큼의 화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공매도와의 전쟁’을 공식 선언한 한국의 대표 집단은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이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통해 한국판 월스트리트베츠인 ‘kstreetbets(KSB)사이트’를 개설해 동서학개미와 힘을 합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에서 각각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주연합은 물론,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MTS)인 로빈후드 등을 이용한 미국 개인투자자와 힘을 합치겠다는 구상이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한투연 회원수는 3만9000명 정도 된다”면서 “최근 게임스톱 사태로 1만명 정도가 대거 유입됐다”고 밝혔다. 현재 확보된 한국 반공매도 세력은 5만명 정도로, 게임스톱 반공매도 개미 군단의 62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다만 정 대표는 “현재 KSB 운영진과 함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1차 목표는 10만명 정도를 모집하는 것이며, 수개월 안에 이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310만 대군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응집력만은 못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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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주가차트[네이버증권 차트 캡처/ 자료=한국거래소]

 

■ 업계, “셀트리온, 게임스톱만큼의 급등은 어려울 듯” / “추격 매수했다 손실 커질 수도”…게임스톱 주가도 ‘롤러코스터’

 

다만 반공매도 세력의 확장 가능성에도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과 관련해선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공매도 환경이 규모 등의 측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다르게 국내에서는 공매도 제한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고 투기적 공매도 세력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대항해 매수 운동을 집중적으로 펼친다 하더라도, 셀트리온 등의 주가가 게임스톱만큼 급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 연구원에 따르면 반공매도 대장주로 거론되는 국내 종목들의 유통주식수 대비 공매도 주식수 비율도 높지 않다. 셀트리온은 6.2%, 에이치엘비는 8.0%로, 100%를 상회하고 있는 미국 ‘숏스퀴즈(short squeeze)’ 종목에 비해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숏스퀴즈란 하락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 상황에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주가가 더 뛰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는 ‘한국판 게임스톱’로 거론되면서 각각 지난 1일 전 거래일대비 14.51%, 7.22%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 2일에 이어 현재(3일) 전일보다 2.25%(8000원) 꺾인 34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례 없는 고점을 찍었던 게임스톱 주가 역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게임스톱 주가는 지난달 27일 134.84% 급등, 28일에는 44.29% 폭락했다 하루 만인 29일 67.87% 오르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에도 장중 158.00달러까지 올랐다가 74.22달러로 떨어지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숏스퀴즈 종목은 원래 급등과 급락이 심하다”면서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했다가 손실을 볼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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