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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론 촉발시킨 부산 파워 반도체 산업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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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2.02 19:22 ㅣ 수정 : 2021.02.02 19:22

부산시, 1940억 규모 파워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중/오규석 기장군수 "삼성그룹과 이 부회장에게 환부작신(換腐作新)할 기회를 줘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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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파워반도체 상용화센터 조감도 [사진=부산시]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부산지역 파워반도체 산업 발달이 지장을 겪고 있다는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의 호소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이 초래할 부정적 효과가 탁상공론이 아니라 현실임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 기장군수는 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송한 호소문에서 "대기업 총수가 구속된 상태에서 어떤 전문 경영인이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있겠느냐”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지방투자가 절실하고 또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사면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차·전자기기 시장 성장에 파워반도체 중요성↑…부산시, 반도체 기업유치는 1곳 뿐

 

오 기장군수가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는 것은 부산시의 파워반도체 산업 클러스트를 조성하기 위한 행보이다. 

 

부산시는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파워반도체 산업 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 파워반도체 상용화사업 △ 파워반도체 신뢰성평가인증센터 구축사업 △ 파워반도체 생산플랫폼 구축사업 등을 포함해 총 8개 세부사업으로 진행되며 파워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파워반도체는 전기자동차와 스마트폰, 차세대 조선기자재 등 전자기기의 전력을 변환·제어함으로써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고 전력 사용량을 줄여주는 반도체로, 시장조사·컨설팅 기업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2019년 파워반도체 시장은 339억6000만 달러(한화 37조9503억원)였다. 

 

전기차·전자기기 확대 및 글로벌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되면서 매년 5% 이상의 성장이 기대 됨에 따라 부산시도 파워반도체 중심도시 육성을 본격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파워반도체 사업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파워반도체 상용화 사업을 비롯해 세부사업 8개 중 7개를 추진 중”이라며 “총 사업비 1940억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기업 세계적인 파워반도체 허브 조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시가 투입한 금액과, 조성된 산업단지의 규모와 달리 기업들의 참여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전국 산업단지 분양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미분양 산업단지는 총 2798만9000㎡, 분양률이 0%인 지역은 19곳이다. 부산 기장군도 여기에 포함된다. 부산시 전체로 보면 동남권 방사선의・과학 산업단지 분양현황에서 연관산업 부지 분양 전체 60곳 중 미분양 시설은 52곳으로 분양률은 13%에 불과하다.

 

부산시 관계자는 “파워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 당시 MOU를 체결한 기업은 10곳 정도였다”며 “그 중 ‘제엠제코’가 입주를 위해 공장을 증축 중이고 '반도기전'은 계약을 마친 상태다. 그 외에는 아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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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고 '동행' 철학을 실천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한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대기업-중소·중견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경기도-삼성전자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면이 지역경제에 영향?…삼성전자, ‘동행’ 철학 실천으로 중소기업 및 지역경제 키워

 

그렇다면 지방 군수까지 나서 직접 이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부회장이 지역경제 발전에 끼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 일까.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정부가 선정한 ‘3대 중점 육성 산업’ △ 반도체 △ 바이오 △ 미래형 자동차 분야에 민간투자를 주도하며 국내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동행’ 철학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은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투자에만 약 130조원을 투입했으며, 3개년 목표치 180억원을 차질없이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그동안 경기도 평택, 인천 송도 등 반도체·바이오 산업단지를 건설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했으며 2015년부터 경북지역 중소기업 대상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입해 2500개사를 지원 할 예정이다.

 

게다가 기장군이 추진하고 있는 산업단지에 삼성전자의 SIC 파워반도체 클러스터와 삼성전기의 MLCC(적충세라믹콘덴서) 공장 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적극적인 투자는 이 부회장의 ‘동행’ 철학이 담긴 행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최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실형을 선고받아 경영 참여가 어려워 지면서 각종 투자 계획도 불투명해진 상황이 됐다. 이 부회장의 재수감 이후로 삼성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오 군수의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있다.

 

비록 이 부회장이 옥중 메시지를 통해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한다.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옥중경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옥중 경영을 위해 허가된 면회 시간은 10분에 불과하다"며 "이 시간내에 M&A(인수합병), 대규모 투자와 같은 의사 결정을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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