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소송전 타협점 없나
[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이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정세균 국무총리가 ‘협상에 의한 타결’을 요청했으나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분쟁이 과열되자 업계에서는 양사간 소송을 맡은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위치한 워싱턴 DC 지역 ‘로펌의 파티’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양사의 소송에 드는 변호사 비용만 매달 50억 원 이상에 달한다는 후문이다. 결국 수년째 이어지는 양대 배터리 기업 간 다툼으로 미국 로펌과 양사의 경쟁자인 중국 배터리기업들만 수혜를 입는 셈이다.
정세균 총리는 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LG와 SK가 3년째 소송을 하며 수천억 원의 소송비용을 쓰고 있다. K배터리의 미래가 앞으로 정말 크게 열릴 텐데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 나서는 상황을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업 간 일이라며 한발 물러서 있던 기존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정 총리의 발언을 놓고 ‘대선출마를 위한 퍼포먼스’라며 비판하는 시각도 있으나 국가의 이익을 위해 대승적인 관점에서 합의해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물론 합의금 수준에 대한 양측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양측 최고경영진의 수차례에 걸친 회동에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합의를 요구하는 것이 사실상 SK이노베이션에 힘을 싣는 결과가 될 수 있으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이끄는 대표기업의 ‘집안싸움’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해결을 위해서는 SK이노베이션 측의 적절한 보상이 필요해 보인다.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시기이니 만큼 자국 산업을 키우려는 중국, 일본, 유럽, 미국 틈바구니에서 K-배터리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 더욱이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등 급성장한 국내업체에게도 LG와 SK의 소송전은 투자 등에 큰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양사가 합의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마지막 판결일인 2월10일 이전이다. 물론 판결 후에도 합의는 가능하지만 온국민이 안타깝게 지켜보는 ‘치킨게임’을 하루 빨리 그만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