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포츠통역사’
[뉴스투데이=용은혜 인턴기자] 국내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면 외국인 선수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팀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경쟁력을 키워준다. 우리나라 선수가 해외 팀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때 외국인 선수의 해외생활과 경기적응을 도와주는 사람이 ‘스포츠통역가’다.
■ 스포츠통역사가 하는 일은?
스포츠통역사는 외국에서 영입된 선수나 코칭스태프의 통역을 하며 일상생활에 적응하고 경기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주 업무는 외국인선수의 통역이다.
시즌과 비시즌으로 나누어 하는 일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비시즌에는 구단에 따라 선수의 선발과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선수가 확정되면 입국비자 관련 업무 대행 업무도 처리한다. 시즌이 시작되면 선수들이 불편함 없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통역에 집중하고 그 이외의 시간도 함께 생활하면서 적응을 돕는 매니저 역할을 담당한다. 시즌이 끝나고도 출국절차를 대행하는 등 스포츠통역사는 공항에 출국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선수와 함께한다.
외국인 선수가 낯선 땅에서 혼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많은 돈을 받고 입국했지만 사소한 이유로 선수가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선수뿐만 아니라 결국 구단 측의 손해와도 이어진다. 따라서 선수와의 정신적 유대감을 통해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스포츠통역사가 되려면?
영어와 해당 종목에 대한 지식은 물론 해당 종목에서의 스포츠 통역 경험이 중요하다. 야구를 좋아하고 규칙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 야구장에서 일을 하거나 야구 관련 업무를 경험해 본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선수출신 인력을 선호하는 편이다.
영어 외에 종목별로 활성화된 리그가 있는 국가의 언어습득도 필요하다. 보통 축구는 아프리카, 동유럽, 중남미 등의 언어를 사용하고 배구의 경우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의 언어가 필요하다. 이렇듯 일상적인 외국어 능력도 중요하지만 종목별 전문 용어를 완벽하게 습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잘못 전달되어 경기의 승패가 바뀌기도 하는 만큼 정확한 언어 전달 능력이 요구된다. 또 구단 내부의 일을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평소 언행에도 신중해야 한다. 외국인선수 중 간혹 다혈질인 경우가 있는데, 내부적으로 트러블이 생기지 않고 잘 소통할 수 있도록 그들의 문화나 사고를 이해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기업의 해외사업팀 등에서 근무하는 일반통역사는 전문성을 인정받아 좋은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스포츠통역사의 경우에는 별도의 자격증이나 전문 교육과정이 없다. 일반통역에서 스포츠통역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는 없지만 스포츠통역에서 경험을 쌓은 후 일반통역으로 옮겨가는 경우는 종종 있다고 알려진다.
■ 스포츠통역사의 현재와 미래는?
국내로 보면 야구, 축구 등 외국인선수 혹은 코칭스태프가 소속된 남녀 프로팀은 60여 팀이다. 팀당 1~3명 정도의 외국인 선수가 있으며 종목마다 통역사의 수는 다르다. 농구의 경우 팀 당 1명이고, 야구의 경우 외국인 코칭스태프가 있기 때문에 2~3명 정도가 된다. 이를 환산하면 스포츠통역사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의 수는 100명 안팎이다.
구단 규모가 작은 경우 전문통역사가 아닌 대학생이나 외국어 능력이 있는 프런트 직원이 겸직을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구단 소속의 계약직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매년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3년간 경험을 쌓고 실력을 인정받으면 프런트 직원이나 국제 업무를 함께 맡는 정규직 통역사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다.
변동이 잦은 계약직이므로 에이전트의 추천이나 비공개로 채용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같은 경력의 일반 행정직 직원보다 급여는 낮다 하지만 낮은 임금과 계약직이라도 경력을 쌓기 위해 지원하는 대학 졸업생 등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현실적으로 프로팀이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없고 외국인선수 관련 제도도 제한이 있기 때문에 스포츠통역사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일단 진입하여 경력을 쌓으면 전문성이 인정되는 만큼 희소의 가치가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