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Wag the dog”은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The tail wag the dog)라는 외국 속담에서 비롯되었다. 한 마디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주식시장에서 꼬리인 선물시장이 몸통인 현물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을 일컫는 단어로 사용되다가 일반 소비재 시장에서도 몸통인 메인 제품 보다 꼬리인 덤이 구매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의미하게 되었다.
마케팅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판매전략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별다방에서 커피 300잔은 그냥 버리고 사은품으로 나눠준 여행용 가방 17개만 챙겨간 사건이 뉴스가 된 적이 있었다. 이것이 웩 더 독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웩 더 독 현상은 과거 여성지에서 사용하던 대표적인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사은품에 따라 판매 부수가 달라지다 보니 여성지 편집장의 능력은 좋은 기사보다는 좋은 사은품으로 평가되었다는 웃픈 이야기도 있었다. 요즘 상조광고를 보면 몸통인 상조서비스에 대한 설명 보다는 꼬리인 전자제품, 크루즈, 호텔 숙박권 등 가입하면 받게 되는 사은품을 설명하는데 더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신형 갤럭시 S21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그 위력적인 꼬리는 다름아닌 3일동안 갤럭시 S21을 미리 써보는 “To Go”서비스다. 광고에 있어서도 거의 융단폭격 수준이다. 티저 광고, 3편의 멀티스팟 런칭 광고, 게다가 별도로 제작된 2편의 “To Go”서비스 광고까지 광고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원 없이 다 하는 것 같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광고 자체보다는 절묘한 광고의 운용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우리가 TV에서 보는 광고는 제품의 특장점을 보여주는 몸통인 런칭 광고와 투고 서비스를 설명하는 꼬리인 일명 트레일러(Trailer)광고가 연결되어 있다.
메인 광고는 갤럭시 S21의 기능적 장점들을 잘 표현함으로써 갖고 싶게 만든다. 곧바로 이어지는 “To Go”서비스 트레일러 광고는 “방금 봤던 갤럭시 S21 / 3일동안 내 폰이 된다 / 아무 조건 없이 / 지금 To Go 서비스로 갤럭시 S21을 체험하세요”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통해 갖고 싶은 욕구를 쉽게 그리고 즉시 행동에 옮기도록 만든다.
미리 써보고 살지 말지를 결정하는 프로모션의 위력은 우리가 아는 것 이상이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일단 내 손에 들어온 물건의 경우 내꺼 라는 정서적 애착으로 인해 시장에서 평가되는 상품가치보다 더 높게 느껴진다. 고작 3일 쓴 것이라도 그냥 폰이 아닌 세상에 하나뿐인 “내 폰”이 되는 것이다.
내 새끼 같은 내 폰을 그냥 돌려보내기가 쉽겠는가? 더 위력적인 것은 “살까 말까?”라는 프레임에서 “돌려 줄까 말까?”의 프레임으로 바뀌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꼭 사야 할 만큼 매력적이어야 구매가 이루어 지는데 반해, 후자의 경우 돌려 보내야 할 결정적 하자가 발견되지 않는 한 계속 쓰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써보고 살지 말지를 결정하는” 프로모션의 경우 제품과 서비스의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대부분 구매로 연결되는 것이다. 과거 이러한 프로모션은 흔히 있어 왔지만 최첨단 모바일폰 시장에서 “써보고 결정”하는 프로모션은 대단히 도전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최고 성능과 기능으로 무장한 갤럭시 S21이 경쟁력 있는 가격과 획기적인 “To Go”서비스와 결합하여 시너지를 이룬다면 최고의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