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15)] 코로나시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랜저 광고

신재훈 칼럼니스트 입력 : 2021.01.24 00:00 ㅣ 수정 : 2021.01.24 00:00

공익광고보다 더 공익적인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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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올해 초 그랜저는 2020년에 이어 “성공에 관하여”라는 같은 제목의 시리즈 광고를 선보였다. 물론 작년 캠페인에서 보여준 개인의 작고 소박한 성공과는 다른 차원의 성공(?)을 얘기한다.

 

개인에 대한 얘기에서 우리에 대한 얘기로, 사적인 얘기에서 공적인 얘기로 바뀐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대놓고 공익을 외치는 무수한 공익광고보다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유기견 입양 편] 딸보다 나이가 더 많은 유기견을 입양한 이유에 대해 묻는 직장후배에게 “힘들어도 챙겨야지”라고 답한다

 

[아들의 꿈 편] 우주비행사, 의사, 프로골퍼라는 대답을 기대하며 이 다음에 어떤 사람 되고 싶냐고 묻는 아버지에게 아들은 “착한 사람”이라고 답한다. 

 

[상무님의 용기 편] 무언가를 담는 용기를 항상 들고 다니는 일명 “용기 맨” 상무는 왜 용기들을 가지고 다니냐는 질문에 “불편해도 해야지”라고 답한다.

 

 

 

 

이런 시대적 가치를 대변하는 광고가 나온 이유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모두가 느꼈던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사는 것”이라는 깨달음 때문일 것이다.

 

이 광고의 탁월한 점은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의무에 대해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때로는 유머스럽게, 그러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 스스로 생각하고, 반성하고, 나도 저래야지 라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런 점에서 강요하고, 공포감을 조성하는 기존의 공익광고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코로나19시대의 뉴노멀에 맞춰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말 오블리주”로 재해석된 것이다.

 

각 편의 메인 카피를 우리 사회의 고마운 사람들의 모습에 대입시켜 보면 왜 이 광고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지 알 수 있다.

 

[유기견 입양] 편에 나오는 “힘들어도 챙겨야지”라는 카피는 유기견 입양자뿐 아니라 코로나와 싸우는 모든 의료진, 보건 관계자의 마음도 대변한다.

 

[아들의 꿈] 편에 나오는 “착한 사람”이라는 카피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 것을 나누고, 고통을 함께하는 착한 사람들과 착한 임대인의 마음도 대변한다.

 

[상무님의 용기] 편에 나오는 “불편해도 해야지”라는 카피는 일회용 용기를 쓰지 않는 것을 비롯 불편을 감수하며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하는 우리 모두의 공동체를 위한 마음도 대변한다.

 

“성공”에 대한 집착이 제목과 내용의 부조화라는 옥의 티를 만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기업의 광고가 “코로나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사회적 화두를 던지며 그 어떤 공적 캠페인 보다 더 큰 울림과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코로나19를 기회로 이용하려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반사회적 행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까지는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모두를 위해 배려하고, 양보하고, 희생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의 선한 행동과는 반대로 이기적인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여전히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해 애쓰고, 정쟁에 이용하고, 위기를 기회 삼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것이다.

 

 

◀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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