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애플카 ‘떡상‘ 전 현대차 매수한 인턴기자의 '주린이 일기' 2탄, 물린 개미가 되어버린 슬픔의 기록
그동안 현대차, 삼성전자, 현대 모비스 매수... 현대 모비스는 결국 물려
[뉴스투데이= 용은혜 인턴기자]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한 거센 주식열풍에 빚투를 하는 개미군단을 막으려 정부는 강도 높은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다.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빚투에 2조를 넘은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했다.
하지만 대학생이자 '주린이'인 나와는 먼 나라 얘기다. ‘주린이 일기 1탄’을 쓴 후 한정된 시드(투자금)로 분산투자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을 예측하려 애썼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는 날마다 생겼다.
■ SK 하이닉스 투자 성공적, 그러나 주식창이 심심해 추가 매수 결정
SK 하이닉스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나에게 성공이란 주식에 파란불이 들어오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었으므로 만 원 이상의 손익을 유지하고 있는 SK 하이닉스를 1주 더 매수했다. 전보다 손익률이 낮아졌지만 그래도 역시 손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내 주식창은 어딘가 심심했다. 평가손익도 2만원을 넘지 않다. 그래서 ‘믿음의 하이닉스’ 말고 다른 주식을 매매하기 위해 찾아다녔다. 주식을 잘 아는 친구에게 종목을 추천 받으려 했으나 주식 시장은 언제나 변동하기 때문에 친구는 추천하기를 망설였다. 그러면서 딱 세가지 종목을 추천했다. 현대차, 삼성전자, 한국금융지주이다.
추천을 받은 이 세 종목 중에서 두 가지를 사기로 했다. ‘한금’이라 불리는 한국금융지주는 많이 들어보지 않았고 다른 것들을 살 때 시드가 부족할까봐 매수를 하지 않았다.
■ 현대차 주가 신기록 행진 전 1월 3일 "거리에서 눈에 밟히는게 다 현대차인데 주식 사는걸 왜 망설이느냐" 란 말에 현대차 매수 결정, 삼성전자도 매수
먼저 삼성전자를 매수했다. 내가 상한가일 때 사게 될까봐 매수하지 않고 있었던 종목이었지만 서서히 오르는 차트를 믿어보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삼성전자를 사고 난 뒤 기관과 외국인들이 팔아치울 때 삼성전자를 받쳐줬던 개미군단에 들어간 ‘소속감’이 생겼다.
다음으로 매수한 종목은 현대차였다. 자동차 산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아 추천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친구에게 왜 이걸 추천하느냐라고 물으니 “거리에서 눈에 밟히는게 다 현대차인데 주식 사는걸 왜 망설이느냐”라는 말을 들었다. 한정된 시드로 사기 부담스러운 1주 가격에 망설였지만 그 말을 들은 후 바로 매수해버렸다. 당시 가격은 20만9500원. 매입 날짜는 1월 3일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1월 6일 한국경제에서 애플과 현대가 애플카를 공동 개발한다는 단독 뉴스가 떴다.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를 출시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에 협력을 제안하고 협상을 진행 중이며 내부에선 이미 검토가 마무리 되었고 정의선 회장의 재가만 남았다는 주가가 요동칠만한 핵심적인 정보가 보도됐다.
지난해 12월 21일 로이터 통신에서 애플의 자율주행전기차 진출설을 말했지만 애플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이어서 애플카 관련 소식들이 들리고 애플은 2019년 테슬라 부사장 출신을 임원으로 영입했다. 또한 2027년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고 알려졌다.
■ 처음 경험하는 주식 상승세에 희열 느껴 현대 모비스 상한가에 추가 매수, 주식은 합법적 도박
애플카 출시에 대해 팀쿡은 여전히 웃기만 할 뿐 어떠한 힌트도 주고 있지 않지만 어찌되었건 애플카를 출시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 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을 때 내 현대차 주식은 가파르게 올라갔다.
처음 뉴스를 접하고 9시 25분쯤 주식앱을 켜보니 손익률은 4%였다. 5분 뒤는 7.22%, 10분 뒤는 12.42%. 그렇게 쭉쭉 올라갔다.
그리고 그때서야 왜 주식을 합법적 도박이라 하는지 실감이 났다. 희열이 느껴졌다.
현대차의 1주는 내가 매수하기에 큰 돈이었지만 사실 1주만 매수해선 큰 이익을 얻지 못한다. 적어도 n0주를, n00주를 매입해야 ‘재태크’라는 느낌이 든다고들 한다.
그렇기에 내가 고작 1주를 매입해 손익률이 20%가 넘게 올랏다고 해도 하루 알바비 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이 어디겠냐만) 그럼에도 내가 놀라웠던 것은 이런 대박주에 아무 정보를 모른 채 매입해 내 주식의 그래프가 상한가를 찍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주식으로 일희일비가 되는 상황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만의 도박을 시작했다. 주린이의 무모함으로 현대차 주가 상승과 함께 현대그룹의 모든 종목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같이 오른 현대모비스를 매수하기로.
여지껏 매수를 할 때 타이밍을 못잡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냥 보이는대로 질렀다. 친구에게 물어보면 말릴 것이 뻔하기 때문에 묻지도 않았다. 1월 6일 현대 모비스가 상한가를 치던 때 37만 5500원에 1주를 샀다.
상한가를 치던 날 샀으니 당연히 손익률은 그닥이었다. 제일 많이 올라간 것이 1만 원 이었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적어도 ‘유지’를 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 이재용 실형선고, 주식 조정기간이 맞물려 전체적인 주식시장 하락세에 결국 물린 개미 돼버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현대 모비스의 상한가에 기관과 외국인들이 앞 다투어 팔며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또한 한국경제의 기사는 확정기사가 아니었으며 현대차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다며 결정된바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거기에 더해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면서 전체적으로 손익률이 떨어졌다.
그렇게 21.22%까지 오르던 현대차의 손익률은 점점 내려갔고 현대모비스는 마이너스가 됐다. SK 하이닉스는 평가손익이 0, 삼성전자 또한 13000원~10000원을 웃돌던 평가손익이 몇 천원대가 됐다.
그러다 주린이의 마음을 정말 철렁하게 한 일이 일어났다. 1월 18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결과였다. 이재용 사장은 뇌물공여와 횡령 등의 혐의로 2년 6개월 징역을 받게 되었다.
당연히 오너가 징역을 살게 되니 주가는 떨어졌다. 삼성전자를 사지 않는 줏대를 지켰어야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펀드의 수익률이 낮아 주식을 시작했는데 주식 손익률보다 당시 펀드의 수익률(7.23%)이 더 높았다.
거기서 살짝 현타가 왔다. 주식 선배들은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했지만 나름 열심히 공부한 것 같은데 현대 모비스를 상한가에 사서 소위 말하는 ‘물린 개미’가 되어버린 것과 낮은 손익률이 속상했다.
■ 주식은 정보싸움, 다시 뜬 애플카와 기아차 협력 소식에 현대차 주식 급등하고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도 올라
파란색으로 물들어져 흐르는 내 주식잔고에, 주식시장은 정말 아무도 모르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주식은 정보싸움이었다. 주식카페와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애플과 기아차가 협력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애플과 기아차가 협업했다라는 뉴스가 떴다.
커뮤니티와 주식카페에 소문이 돌았다고 했지 내가 그것들은 한 것은 아니었다. 몰랐던 정보에 허탈해졌지만 알았어도 매수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소문으로 흘려들었을 수도 있다.
시간외 거래시간에 뜬 기아차와 애플의 협력소식에 기아차와 현대차 주식이 급속도로 올라갔다. 종가는 8만 3400원으로 전날 대비 1만 1900원이나 올랐다.
그러나 기아차와 협력설에 대해 역시 애플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 기아차도 생산라인만 도맡았다는 정보만 있을 뿐이지 공동 개발은 아니었다. 그저 ‘설’일 뿐이었다. 그런데도 기아차의 주식이 급등해 시총 10위안에 들었다. 기아차의 최대주주인 현대차도 빠져나간 거품이 채워지며 현대차와 협력한다는 기사가 뜬 1월 6일의 주가를 웃돌았다.
삼성전자도 오너리스크로 인해 계속 떨어질 것만 같다가도 다시 급등했다. SK 하이닉스도 마찬가지였다.
■ 급변하는 주식시장이 신기, 여전히 실패투성이지만 경제 트렌드 알게 돼!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주식시장에서 주린이는 살아남기 어렵다. 2주 동안 있던 주식 시장의 크고 작은 이슈들에 이리저리 치이고 당했다. 매수와 매도는 언제 해야 가장 좋은지, 도대체 남들이 말하는 저평가 우량주는 무엇인지, 어떤 선택이 현명할지 아직도 모른다.
다만 확실한 것은 주식에 입문하며 경제의 트렌드가 보인다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급상승한 종목에 대해 왜 떴는지 알면 그날의 경제 상황이 보였다. 정치인들의 한마디에 그들의 관련주 주가가 상승하고 새로 시작되는 제도에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오르내렸다.
한마디 한마디에 급변하는 주식시장이 신기했다. 그리고 그런 까닭에 내가 담은 주식들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사장의 모래성 같았다.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장소에 견고하게 쌓는 것이 내 몫인 것은 물론이다.
현대 모비스의 마이너스가 현대차의 플러스를 깎아먹고, 내가 투자한 일명 ‘잡주’들은 전혀 오를 기세가 안 보인다. 하지만 이것을 수강료로 흐름을 읽고 있다. 아직까지 실패 투성이 기록이지만 주린이의 투자일기는 계속된다.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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