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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두산인프라코어, 두산 박정원 회장에겐 두 가지 과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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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1.15 16:28 ㅣ 수정 : 2021.01.17 21:04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3조원 자구안 마련 마무리 수순…지분처리·경영정상화는 박 회장에게 남겨진 숙제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두산 그룹 박정원 회장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작업이 다시 순항 궤도로 들어섰다.  

 

대법원이 지난 14일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주식매매 대금 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동반매도요구권을 약정한 경우 상호 간에 협조의무를 부담한다”면서도 “협조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 민법상의 ‘신의성실에 반하는 방해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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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그래픽=뉴스투데이]

 

지난 2011년 두산인프라코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IMM PE, 하나금융투자 등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DICC지분 20%를 넘겼다. 대신에 3800억원을 투자받았다. '3년 안에 중국증시에 DICC를 상장(IPO)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조건이었다. 단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FI들이 두산인프라코어의 DICC지분 80%도 함께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

 

IPO에 실패하면서, FI들은 DICC 매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내부 자료를 요청했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자료 공개 범위를 축소해 제공했다. DICC 매각은 무산됐다. FI들은 두산 책임을 주장하며 소송에 들어갔다.

 

불확실성 없앤 두산, 마지막 자구안 단계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차질없이 이행될 것

 

업계 관계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번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8000억원 규모의 우발 채무 부담을 덜게 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는 평가다. 채무 부담과 불확실성이 사라진 두산은 박정원 회장이 추진해온 3조원 규모의 자구안 마련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두산은 두산솔루스·모트롤사업부·두산타워·네오플럭스 등을 매각해 두산중공업을 되살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박 회장의 자구안 마지막 단추로, 이날 대법원의 결정으로 우발채무 문제를 해소하게 되면서 지난달 23일 현대중공업과 체결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관련 양해각서 진행도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인수를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은 차질없이 일정을 마무리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15일 본지와 통화에서 “예정대로 이달 중 주식매매계약 체결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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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 [사진=두산인프라코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기사회생’…두산에게 남은 과제는 ‘지분처리·경영정상화’

 

그러나 남아있는 DICC 지분 처리문제와 경영정상화 등 박 회장이 풀어갈 숙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먼저 두산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FI(재무적투자자)들의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 행사에 따른 DICC 지분 20%에 대해서도 현대중공업지주와 적정 가격을 고민해야 한다. 

 

두산은 현대중공업과 매각 양해각서에 ‘DICC 소송 우발 채무는 자체 자금조달을 원칙으로 하되, 현대중공업지주가 분담할 금액을 두산중공업이 부담한다’라는 특별 면책 조항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두산은 최대한 스스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으로 FI와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동반매도청구권은 두산이 보유한 DICC 지분 80%까지 함께 매각할 수 있어, 만약 FI가 두산이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고 제3자에게 DICC 지분을 매각한다면 두산과 현대 입장에선 낭패를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이번 딜을 통해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잃는 셈이고 두산은 인프라코어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결국 DICC 지분 20%에 대한 적정가격을 선정하고 인프라코어 가치를 지켜 자구안을 완성시키는 것이 박 회장 손에 달린 셈이다. 또 박 회장의 승부처인 ‘친환경 사업’을 통한 두산그룹 체질개선도 지켜봐야하는 부분이다. 

 

두산그룹이 ‘친환경 그룹’으로 변신을 꾀하며 수력, 풍력, 가스터빈, 수소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소드론, 전기 굴착기, 발전용 연료전지 개발도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환경 산업 예산 2조달러 투입과 글로벌 기업들의 ‘넷제로(탄소중립)’ 움직임과 함께 두산의 체질개선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을 예고한다.

 

앞서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수소 관련 사업 및 친환경 사업의 경우 초기 표준경쟁 단계부터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여러 신사업, 과제들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탄탄한 재무구조 구축과 열린 자세를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실천을 강조한 바 있다.

 

앞으로 두산은 자구안 마련책을 이용해 두산중공업, 두산퓨얼셀, 두산밥캣 등을 중심으로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흐름과 함께 두산이 주력하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 수소, 풍력 사업도 힘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과 관련 “두산그룹의 두산중공업 자구안 이행으로 동사의 매각이 진행 중이며 미국의 블루웨이브 및 인프라 투자, 활성화 등으로 친환경 사업부문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두산퓨얼셀과 두산 밥캣의 성장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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