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무노조 삼성 폐기' 약속 이행…삼성디스플레이 첫 노사 단체협약 체결
이 부회장 지난 해 5월 대국민 발표서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14일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가 단체협약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를 앞두고 삼성준법감시위원회 면담 정례화에 이어 ‘무노조 삼성’ 폐기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이다.
이날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아산1캠퍼스에서 김범동 인사팀장(부사장)과 김정란·이창완 노조위원장 등 노사 교섭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단체협약 체결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단체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김범동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대내외적으로 힘든 여건 속에서도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원만하게 노사 합의를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법과 원칙을 준수하며 상호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국민 발표를 통해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이제 더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발언 직후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1차 본 교섭을 개최했고, 이후 7개월여 동안 총 9번의 대표 교섭과 본 교섭을 통해 지난달 22일 109개 항목의 단체협약안에 잠정 합의했다. 지난해 5월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처음 나온 가시적인 성과다.
삼성의 5개 전자 계열사 중 노사 단체협약을 맺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부터 교섭을 진행하고 있고, 다른 계열사들의 단체협약 체결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은 고(故) 이병철 회장이 1938년 회사를 창립했을 때부터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 왔지만, 이 부회장은 이를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시대 변화에 걸맞는 ‘뉴 삼성’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해 6월 ‘노사 관계 자문그룹’을 설치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노동 관련 준법 교육 의무화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3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 진술에서도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도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노조와 경영진이 활발히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면서 “제가 말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 삼성은 이제 달라질 것이다. 저부터 달라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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