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황이 몰고온 정리해고 피바람, 지난해 실제 해고 10만명 육박 11년만에 대규모 인원감축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작년 한 해 동안 일본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인원감축에 나선 상장기업들이 크게 늘어났다.
도쿄상공리서치의 조사결과 2019년에 비해 2.5배 늘어난 총 91개 기업이 1만 8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모집했는데 3분기 연속 –25%이상의 실적악화가 이어지고 있어 2021년에도 인력 구조조정 바람은 거세질 전망이다.
업종별로 나누면 의류와 섬유에서만 총 18개 기업이 희망퇴직을 실시해서 코로나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는 외출자제와 재택근무로 인한 의류소비 급감인데 한 예로 종업원 6000여명을 거느린 대기업 TSI홀딩스는 2020년 순이익을 전년 대비 98% 급감한 5000만 엔으로 예상함에 따라 올해 2월 말까지 전국의 122개 점포를 폐쇄하고 3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취준생들이 취업활동 시에 즐겨 입는 것으로도 유명한 신사복 점유율 1위 기업 아오야마상사(青山商事) 역시 창업 이래 최악인 292억 엔의 적자가 예상되면서 인원감축 카드를 꺼내들었다. 업계 내에서는 재택근무와 화상면접의 보급으로 코로나가 사라지더라도 이전과 같은 양복 수요는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식업계의 타격도 심각하다. 연말까지 90곳의 점포를 폐쇄하고 2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로얄 홀딩스(ロイヤルホールディングス)를 비롯해 총 7개 기업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여기에 이번 달 들어 일본 내 코로나 신규 환자가 하루 7000명을 넘기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긴급사태까지 발령되면서 매출의 조기회복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으로 인해 외식업계의 인력개편은 올해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편 인력감축 규모로는 히타치금속(日立金属)이 단연 눈에 띄었는데 자동차와 항공기 관련 부품소재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2022년 3월까지 신규 채용은 최소로 하고 기존 인력은 최대 3200명가량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직원의 10% 규모다.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 수와 규모로는 2009년 이래 작년이 최고였지만 올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아직 회계연도가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희망퇴직을 예고한 기업들이 많아 직장인들은 여전히 긴장해야만 한다.
일본 건축자재와 설비분야의 1위 기업인 LIXIL을 포함한 총 18개 기업이 33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4월부터 실시하겠다고 이미 발표했고 일본 이타가라스(日本板硝子) 역시 본사에서만 400명, 그룹 전체로는 2000명 규모의 대규모 인력감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본 안에서는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막을 순 없으니 구조조정 대상자들의 재취업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이들을 새로운 기업과 효율적으로 매칭하는 것이 코로나로 인한 사회와 개인들의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인력파견 전문기업 파소나(パソナ)는 이미 재취업 희망자의 약 3배가 넘는 구인정보를 확보하고 있으며 코로나 상황에서도 실적을 향상시킨 중소기업들이 다수 인력파견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직장에서 정리해고 되었더라도 경력공백을 최소로 하고 바로 재취업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직장인들의 이직과 재취업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퍼슬 커리어 컨설팅(パーソルキャリアコンサルティング) 역시 ‘코로나 때문에 기업들의 구인 수가 급감했다는 느낌은 없다’면서 ‘IT와 의료업계의 인력수요가 특히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파견직, 기타 사유의 퇴직자들을 포함하면 코로나로 인한 실제 해고자는 10만 명 이상일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는데다가 올해는 더 많은 기업도산과 정리해고가 발생할 수 있어 일본 직장인들의 고용불안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