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1.08 09:51 ㅣ 수정 : 2021.01.08 09:57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기부 플랫폼 ‘체리(CHERRY)’ 개발사 이포넷은 체리 앱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에 새로 진출했지만 본업은 시스템통합(SI)과 소프트웨어 번역이다. 이 분야 업력만 26년이지만 ‘꼰대 문화’와 불필요한 보고를 없애고 비대면 체계로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한다.
이포넷은 두 사업부 ‘IT서비스 사업본부’와 ‘언어서비스 사업본부’로 구성된다. 이들의 업무 내용은 각각 개발 업무와 번역 및 검수 업무가 주를 이루면서 차이를 보이지만 두 부서 모두 업무상 의사소통을 ‘경제적’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 외근 일상인 IT서비스 사업본부 개발자들은 메신저로 소통
이포넷의 IT서비스 사업본부는 △지불결제 △멤버십 및 포인트 △블록체인 △클라우드 △IT거버넌스 △모니터링 솔루션 등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돕는 일을 한다. 최근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계약해 지난 2018년 6월부터 시작해 올해 12월까지 진행되고 있는 ‘통합정보시스템 및 데이터 분석시스템 2차 구축’ 사업을 이포넷이 맡고 있다.
이 사업본부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업을 담당하는 최희철 수석에 따르면 고객사와 장기간에 걸쳐 일하는 업무 특성상 이 사업부 소속 개발자들은 자연히 아예 고객사로 출퇴근하며 일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듣고 답할 때는 오프라인 미팅으로, 개발자들끼리 협업할 때는 온라인 메신저를 주로 이용하는 식으로 소통이 이뤄진다.
최 수석은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후원금의 전반적인 흐름과 관련한 통합시스템을 개발했고 운영과 유지보수를 진행했다”며 “종로구에 있는 재단 건물의 한 층에 만들어진 프로젝트룸에 출퇴근하면서 시스템 운영 및 오류 수정, 개선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고 소개했다.
또 “이포넷은 수평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가지고 있어 부장급과 다른 직원들이 한 프로젝트 내에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한 의사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본사와 달리 화상회의까지 하지는 않지만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메신저를 통해 비대면 협의를 많이 하고 고객과의 자리에서는 대면 소통을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서와의 협업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각자 맡은 업무대로 진행하지만 협업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거나 본사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통합시스템 개발을 하는데) 결제 시스템 부분에 대한 조언이 필요해지면 신용카드 지불결제 서비스를 개발하는 팀에 문의를 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 언어서비스 사업본부, 업무보고 대신 인트라넷에 현황 올려
이포넷의 또 다른 축인 언어서비스 사업본부는 △분야별 전문 번역 △동시 및 순차 통역서비스 △77개국 언어 다국어번역 △자체 및 외부 엔진 기반 기계번역 등의 사업을 한다. 올해 4월 아마존 알렉사의 발화문, 지난 2018년 12월 오라클의 여러 제품군 등을 한글화하고 2018년 10월에 LG전자 스마트TV 메뉴 영문화를 담당하는 등 국내외 IT분야를 중심으로 번역 일감을 가져오고 있다.
이 부서에서 마케팅 분야 고객관리를 담당하는 김동빈 차장은 초벌번역과 이에 대한 검수를 주로 하는 업무 특성상 잦은 회의가 필요치 않고 각자 맡은 일을 처리하는 식으로 일이 진행된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번역자 배정이나 검수자 배정, 작업 진행상황 공유 등의 소통이 필요해지는데 이 부분을 대체로 비대면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지난 19일 “인트라넷이나 ERP와 같은 자체 시스템이 있는데 작업에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실제로 찾아가서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고 이 시스템에 등록을 한다”라며 “리뷰(검수) 작업이 필요하다는 요청사항이 시스템에 올라오면 관리자가 이걸 보고 여기에 맞는 인원과 일정을 배정하는 식으로 협업이 이뤄진다”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나타나는 풍경에 관해서는 “주간보고를 할 때도 PPT를 만들어 구두로 보고하기보다 이 시스템에서 엑셀 파일을 뽑아서 제출하면 된다”라며 “업무상의 작업 내용은 이미 시스템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시스템만 보면 보고를 따로 받지 않아도 관리자가 다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애초에 이포넷은 상관이 업무를 전달하거나 지시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수평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라며 “한번 일을 맡으면 알아서 할 일들을 처리하면 끝이기 때문에 담당 부장이 지시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