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궤도에 들어선 이재용의 패러다임 전환,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수출 역대급 성장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6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와 한국반도체협회의 ‘2020년 반도체 시장 동향 및 2021년 전망’에는 눈에 확 띄는 대목이 있다. 2020년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5.6% 증가한 992억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시스템 반도체 수출은 303억달러(한화 약 33조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기록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대 승부처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미래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파운드리 사업)를 시작한 이래로 5년 만에 세계 시장 2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비약적 진화의 결과가 산업부 발표에서 확인된 것이다. 메모리에서 수익성이 높은 시스템반도체로 패러다임 전환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계획이 성공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이다.
■ 이재용 부회장의 승부처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초격차’ 만들어 내나/팹리스 업체도 삼성전자 협력사 추정
앞서 새해 첫 행보로 평택시에 있는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앞으로 시스템반도체 관련 투자를 2020년 6조원에서 2021년 12조원으로 늘려 집행하고 오는 2030년까지는 총 133조원을 투자해 '초격차'의 신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행보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큰 성장을 이루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은 약 16조원으로 지난해 국내 기업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 33조원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팹리스(Fabless,설계전문기업)부문과 삼성전자 협력사의 사업부문 까지 합하면 대부분의 시스템반도체 수출액이 삼성전자 및 관련사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수출액 및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수출액을 따로 공개하진 않고 있다”며 “다만 이재용 부회장의 첫 행보가 파운드리 공정 방문이었던 것 만큼, 올해도 적극적인 시스템 반도체 산업 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 10나노 미만 미세공정 삼성전자와 TSMC만 가능…파운드리 시장 둘러싼 양자대결 향배 주목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기준) 1위는 대만의 TSMC가 125억5000만달러(한화 13조6456억원)로 55.6%, 2위는 삼성전자가 37억1500만달러(한화 4조315억원)로 16.4%를 차지했다. 중국의 SMIC는 4.3%로 5위를 기록했다.
1위인 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 추세다. 2019년 29%까지 좁혀졌던 점유율 차이는 지난해 조금씩 다시 벌어져 39.2%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파운드리의 고객사인 IDM이나 팹리스가 거래처를 쉽게 바꾸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10나노 미만의 미세공정 분야는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하다는 점과 시스템 반도체 시장 자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영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관련 리포트에서 “올해 기준 10nm(나노미터)이하의 선단공정 파운드리 시장의 점유율은 TSMC 60%, 삼성전자 40%로 추정된다”며 “향후 주력 공정이 될 기술 부분에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결코 낮지 않고,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10나노 이하 공정 진입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볼 때 시장 점유율은 30~40%까지 충분히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