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대 JOB 뉴스(12)] 10위권 밖엔 ‘90년대생 꼰대 프레임’, ‘인국공 사태와 역차별' 등 다수
‘꼰대’, ‘인국공’ 둘러싼 세대차이 & ‘온라인 채용박람회’, ‘언택트 신입’ 등 비대면이 공동 키워드
뉴스투데이가 ‘2020년 10대 JOB뉴스’를 선정해 보도합니다. 국내 주요기업 홍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1인당 10대 JOB뉴스 3개를 선택하고 그 이유를 약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무기명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습니다. 올해의 경우, JOB뉴스를 보는 관점이 '코로나19'와 '디지털화'로 인한 다양한 변화 양상에 주목하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혜원/김보영 기자] 뉴스투데이가 주요 기업 홍보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 10대 JOB 뉴스’ 무기명 설문조사에는 10위권에 든 답변 외에도 다양한 기타의견이 접수됐다.
‘꼰대 프레임, 직장인 최대 리스크로 굳어지다’, ‘온라인 채용박람회 시대’, ‘대기업 신입채용서 중고신입 합격자 늘었다’, ‘인국공 사태로 재점화된 정규직 역차별 논란’이 각각 3표를 얻었다. 마지막으로 ‘언택트 신입’은 2표를 기록했다.
■ ‘꼰대 프레임’, 직장인 최대 리스크로 굳어지다= 90년대생이 기업문화를 주도하면서 생긴 현상은?
기업 내 연령층이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문화도 형성되고 있다. 특히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의 세대)가 직장 내 비중이 커지면서 기존의 업무방식을 변화시키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중시하는 문화, 개인주의, 실용주의 등 기업 내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홍보업무를 담당하는 A씨는 “요즘 들어 기업 내 90년대 생의 비중이 늘어가는 게 눈에 띈다”며 “아직은 소수이지만 이들이 기업문화를 주도해 가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ICT 산업 특성상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하는 기업에선 오히려 90년대생들의 새로운 문화가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보였다.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B씨는 “90년대생이 기업문화를 주도하면서 기업 내에 전반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형성했다”며 “이로인해 새로운 시도나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직장 내 기성세대와 90년대생 간의 세대 단절이 크다보니 새로운 리스크가 됐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본인과 기성세대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기보다는 ‘꼰대’라는 프레임으로 오히려 단절 현상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C씨는 “이전 80년대생이 세대 갈등 내에서 고민했다면 90년대생은 그보다 시간적 단절이 더 멀다”며 “90년대생은 불합리에 대한 수용도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꼰대 프레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온라인 채용박람회 시대= 채용단계 넘어 회의, 컨퍼런스, 포럼 등에 ‘일상화’
올해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 기업이 도입한 ‘언택트 채용’은 채용 이전에 구직자들과 정보를 나누는 단계인 ‘채용박람회’때도 적용됐다.
기업체들이 부스를 설치해 구직자와 직접 만났던 기존의 채용박람회 절차가 모두 비대면으로 전환된 것이다. 서류 접수부터 면접, 기업홍보까지 온라인 영상 생중계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자들은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였다. D씨는 “코로나로 인한 새로운 세상에 새로운 적응이 필요한 현재, 직장인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발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씨는 “채용시장에서도 전반적으로 온라인 채용박람회가 대세”라며 “사내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채용정보 소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채용뿐 아니라 기업문화 전반에 ‘비대면’이 확산했다고 해석하는 이도 있었다. F씨는 “기업에서는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익숙해졌고, 컨퍼런스 및 포럼 등도 유튜브 생중계 등 화상으로 진행하는 것이 익숙해졌다”고 전했다.
■ 대기업 신입채용서 중고신입 합격자 늘었다= “직무경험 있는 중고신입 선호는 당연” vs “사회 초년생에 더 많은 기회 줘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채용을 줄이면서, 청년들의 실업난은 올해 한층 심화했다.
이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은 ‘스펙 상향평준화’다. 특히 회사 재직 경험이 있는 청년들이 대기업 신입 공채에서 경력직이 아닌 신입으로 입사하는 ‘중고신입’이 늘어났다. 1~2년 정도의 실무경험은 경력직으로 지원하긴 부족하지만, 신입 공채에선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다.
한 홍보 관계자는 기업의 수시채용 확대도 중고신입이 늘어난 원인 중 하나라고 봤다. G씨는 “수시채용은 좁은 채용문을 더 좁게 하고, 지원자들의 스펙은 더욱 높아지게 한다”며 “내 이전 선배들과 후배들을 보면 스펙, 대외활동, 자격증 부분에서 차이가 높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중고신입 채용 선호에 대해서는 홍보 관계자들의 의견이 갈렸다.
H씨는 “최근 자소서 문항이 점점 복잡해지는데, 관련 경력이 없으면 자소서 자체를 쓸 수가 없다”며 “자소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중고신입이 유리하도록 걸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 때 직무 경험이 중시되는 만큼 중고신입 선호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심화한 채용경쟁 시장을 고려해 기업이 사회 초년생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I씨는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경력이 있는 신입을 좋아하지만, 가능성 있는 신규 입사자에게 기회를 좀 더 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인국공 사태’로 재점화된 정규직 역차별 논란= 청년층의 아픈 부분, ‘공정성’ 건드려 중장년층과 해석의 차이 발생
‘인국공 사태’는 올해 상반기 우리사회에 ‘공정성’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보안검색원 1902명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한다고 발표하면서, 청년층이 ‘역차별’ 논란을 제기한 것이다.
취업난으로 인한 극심한 채용경쟁에 시달리는 청년층은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일괄 전환이 불공정하다고 봤다. 정규직에 준하는 복지를 누리려면 일반 취업준비생들과 동일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J씨 역시 “정당한 경쟁을 통해 입사한 사람들에게는 역차별일 수밖에 없고 사회에 큰 이슈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인국공 논란에 대한 반응에서 세대 차이를 실감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30대인 K씨는 “인국공 사태 당시 젊은층과 중장년층의 의견이 많이 갈렸다”며 “젊은층은 공정한 경쟁원칙에 위배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중장년층은 동일임금 동일노동이라는 원칙을 자꾸 이야기에 다소 이상적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L씨도 “현재 20대와 30대 취업자들은 전 세대에 비해 불합리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므로 역차별에 대해 더욱 거센 반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더했다.
■ '언택트 신입' 현상= 화상업무·화상교육·회식문화 소멸로 ‘공동체 정신’ 사라질까/ ‘뉴노멀’ 주장하는 젊은층에 기존 구성원은 ‘아쉬움’ 표해
코로나19 방역 수칙의 제1원칙인 ‘거리두기’는 공동체 결속력의 약화를 불러왔다. 화상업무나 화상수업이 보편화하고, 회식문화가 사라지면서 구성원 간에 교류할 기회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새롭게 공동체에 진입한 신입사원은 기존 구성원과 직접 인사조차 나누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젊은층은 이를 새로운 표준이라는 뜻의 ‘뉴노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해당 항목에 응답한 관계자들에게서는 아쉬움이 짙게 읽혔다.
M씨는 “코로나 여파로 신입사원 오티 대신 온라인 화상 교육을 실시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코로나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아무래도 동기 간 교류가 적어 소속감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N씨는 “직장 내 소통의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회식, 퇴근 후 소주 한잔, 티타임, 가벼운 사담이 팀원들과 소통의 기본인 줄 알았던 윗세대들은 혼란스럽다. 젊은 세대들은 자기들의 소통 방식이 뉴노멀이라고 생각하지만, 뉴노멀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은 못하는 듯”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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