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7위 ‘상경계도 휘청, 디지털 인재 독주시대 열리다’
뉴스투데이가 ‘2020년 10대 JOB뉴스’를 선정해 보도합니다. 국내 주요기업 홍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1인당 10대 JOB뉴스 3개를 선택하고 그 이유를 약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무기명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습니다. 올해의 경우, JOB뉴스를 보는 관점이 '코로나19'와 '디지털화'로 인한 다양한 변화 양상에 주목하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뉴스투데이가 주요 기업의 홍보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10대 JOB뉴스’ 무기명 설문조사에서 ‘상경계도 휘청, 디지털 인재 독주시대 열리다’가 6표를 차지하면서 ‘삼성전자가 열어 제친 언택트 채용시대(6표)’, ‘자영업 폐업 늘고 창업 늘었다(6표)’와 함께 공동 7위를 차지했다.
① 핵심현상 ▶ 소프티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 전문가 등 디지털 인재 각광 / ‘디지털 융합형 인재’ 몸값이 높아
코로나 몰고온 언택트(untact) 열풍은 ‘디지털 인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을 더욱 제고시켰다. IT·금융·유통 등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은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이 됐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인력들의 필요성이 커졌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 등을 구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보안 시스템 개발자는 물론, 폭증하는 데이터를 취합·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분석 전문가 등 다양한 인재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코로나로 채용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디지털·ICT 분야는 수시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홍보 관계자 A씨는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금융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디지털 관련 전문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단순히 디지털 전문지식을 겸비한 인재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B씨는 “전 산업분야에서 디지털전환에 대응하며 디지털 인재 수요가 높아졌다”면서도 “단순히 IT 계열에 대한 수요만 높아진 것은 아니고 ‘디지털 융합형 인재’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즉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을 기획하거나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복합 인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② 핵심원인 ▶ 코로나로 디지털 인재 수요 급증 / 기존 직원들도 디지털전문 인력으로 탈바꿈
디지털 인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코로나의 영향이 컸다는 의견이 나왔다.
C씨는 “빅데이터가 언급되던 시기부터 등장했던 디지털 인재에 대한 관심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크게 주목을 받고 실제 시장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더욱 수요가 강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기업들도 신규채용뿐만 아니라 기존 직원들을 디지털전문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툴을 적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기업들은 신규 채용 뿐 아니라 기존 인력도 다양한 교육을 통해 디지털에 정통한(digital savvy) 인재로 탈바꿈 시켜나가고 있다.
③ 평가 ▶ 취업 보장됐던 상경계 설자리 더 좁아져…공대 아니면 취업 어렵다
디지털 인재 열풍은 신(新)과 구(舊)를 나누는 새로운 잣대가 되고 있다.
D씨는 “진정한 의미의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대의 구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응답자들은 디지털 인재에 대한 관심이 결국 문과, 상경계 인재들의 설 자리를 앗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E씨는 “모두가 경쟁하듯 빅데이터 및 코딩 과외까지 받는 시대에서 인문학과 상경계 인재들이 설 곳은 정말 없는 것인지 우려된다”며, “디지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상경계 및 인문학 전공자들이 취해야할 자세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F씨는 “상경계가 취업이 잘된다는 얘기는 2000년대 초반이 마지막인 것 같다”면서 “2010년대 들어서는 문이과 통틀어 공대가 아니면 취업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느낀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에도 금융권 등과 같은 산업에서 디지털 인재는 꾸준히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A씨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금융의 전통강자였던 상경계 출신의 인재보다는 인공지능(AI)를 통한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