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삼성생명, KB손해보험, 신한라이프 CEO 인사로 보는 2021년 보험업계 ‘각자도생’ 키워드
박혜원 기자 입력 : 2020.12.29 06:42 ㅣ 수정 : 2020.12.30 14:44
삼성생명은 중징계 여파 수습으로, 신한라이프는 시장 안착 준비로, KB손해보험은 실적 개선으로 각각 어깨 무거워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올해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 인사 키워드는 ‘각자도생’이다. 신임되거나 유임된 보험사 CEO들은 각자의 중책을 안고 다소 무거운 어깨로 신년을 맞이하게 됐다.
삼성생명은 금융당국 기관경고로 인한 여파 수습이, 내년 출범하는 신한라이프는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KB손해보험은 실적 개선이 중대 과제로 꼽힌다.
■ 삼성생명 전영묵 대표 유임 / 암보험 분쟁‧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기관경고’ 사태 수습이 과제
올해 삼성그룹 인사에서 삼성생명 전영묵 대표를 비롯한 금융사 사장단은 전원 유임됐다. 지난 1월 취임한 전 대표는 실적 면에선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삼성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3.9% 늘어난 25조 7754억 원이다.
전 대표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암보험 관련 요양병원 입원비 미지급과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으로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받은 점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 이는 암보험 가입자들과의 분쟁과 삼성 SDS와의 전산시스템 구축이 모두 전 대표 취임 이전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관경고 여파에 대한 수습은 향후 전 대표의 몫이다. 기관경고 제재가 확정되면 향후 1년 간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삼성생명, 그리고 삼성생명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카드도 포함이다.
자사 가입자들과 4년 넘는 시간 동안 분쟁을 벌이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브랜드 이미지 회복 역시 중대한 과제로 꼽힌다.
■ 생보업계 4위 올라서는 ‘신한라이프’ 수장으로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 관 출신에 신한생명에서의 실적 개선 이력은 ‘플러스 알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작 법인으로 내년 7월 출범 예정인 신한라이프는 신한생명 성대규 대표가 이끌게 됐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총 자산은 각각 33조 6800억원, 33조 7500억원이었다. 두 회사 총 자산이 합쳐지면 약 67조원으로 생보업계 4위에 올라서게 된다.
현재 생보업계 톱3 기업 자산규모는 삼성생명 282조원, 한화생명 119조원, 교보생명 108조원 이다.
업계에서는 신한라이프 출범이 생보업계 톱3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성 대표의 향후 과제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안정적인 결합 및 신한라이프의 성공적 안착이 될 전망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관 출신’인 성 대표와 ‘보험통’ 오렌지라이프 정문국 대표 중 누가 초대 CEO로 선임될 지에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성 대표는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보험개발원 등에서 근무했으며 정 대표는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ACE생명(현 처브라이프생명) 등에서 수장을 맡은 바 있다.
단적으로 보면 신한금융이 '관 출신'인 성 대표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생명 대표 취임 당시에도 성 대표를 둘러싸고 보험업계 전문성이 없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실적도 우수했을 뿐더러 디지털 전환도 적극적으로 이끈 점이 높게 평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 신한생명의 누적 순이익은 전년 대비 56.0% 늘어난 1713억원을 기록했다.
■ KB금융 재무총괄 출신 김기환 신임 대표, ‘실적 개선’ 주력할까 / 양종희 체제 5년 간 내재가치 상승하고 영업수익은 하락해
KB손해보험은 신임 대표로 김기환 KB금융그룹 재무총괄 부사장(CFO)를 선임했다.
앞서 KB손해보험은 지난 2016년 취임한 양종희 대표가 이끌어왔다. 양 대표 경영의 명암은 뚜렷하다. 양 대표는 취임 이래 꾸준히 ‘가치경영’을 강조하며 EV(내재가치)를 2018년 4조 1670억원에서 2020년 8조 9370억원으로 올린 성과로 주목을 받았다.
EV란 지속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사가 보유한 순자산가치와 보유계약가치, 즉 이미 실현된 이익과 앞으로 발생할 현금 흐름을 합쳐 계산한다.
그러나 실적 부문에선 고전이 지속됐다. 지난 3년간 3분기 기준 KB손해보험 당기순이익은 2018년 2609억원에서 2019년 2339억원, 2020년 1866억원으로 감소했다. 해외 대체투자 부문에서 손실이 컸다. KB손해보험의 3분기 누적 투자영업손익은 전년대비 12.0% 줄어든 6454억원이다.
따라서 김 신임 대표의 최우선 과제로는 실적 개선이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손해보험이 수익성 개선을 이루기 위해 재무총괄 전무와 부사장을 역임했던 인물을 전략적으로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