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들에게 인기있었던 상사, 증권, 보험 등보다는 인프라와 제조 관련 기업을 적극 추천해 달라진 양상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코로나로 인해 올해 취업시장에서 고생한 이들은 기업과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들도 마찬가지였다. 예년이라면 대학 내에서 진행되는 기업설명회와 취업상담 등으로 장사진을 이뤘을 커리어센터는 캠퍼스와 함께 폐쇄되면서 온라인으로만 학생들을 상대하여 이전의 활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학생들 개개인의 취업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지도하는 것도 불가능했고 취업하여 사회에 나간 선배와의 만남도 주선하기가 조심스러워 지면서 취준생들은 이전만큼 대학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외로운 취업활동을 이어가야 했다.
그런 와중에 일본 대학들의 다양한 교육정보와 소식들을 뉴스로 제공하는 대학통신(大学通信)은 각 대학의 커리어센터들을 대상으로 취업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지난 달 공개했다. 조사는 5~6월 중에 진행되어 전국 총 551곳의 대학들이 응답해주었다.
학생들에게 입사를 추천하는 기업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1위로 오른 기업은 바로 JR동일본(JR東日本)으로 작년 2위에서 한 계단 상승하였다.
2위는 작년 4위에서 더욱 순위를 올린 도요타자동차(トヨタ自動車)였고 3위는 전일본공수(ANA), 4위는 JR토카이(JR東海), 5위는 일본항공(JAL)이 이름을 올렸다. 모두가 대기업이고 특히 사회 인프라와 관련된 기업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 해당 설문은 일본에서 긴급사태가 선언되었을 때 진행된 것으로 그 후에 재유행한 코로나의 영향으로 각 항공사들이 신규 채용을 취소하거나 JR기업들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진 부분은 반영되지 못했다.
위 기업들을 추천하는 이유로 가장 많은 대학들이 안정성(32.6%)을 꼽았는데 작년의 26%보다 그 비중이 더욱 늘어 코로나로 인한 경기후퇴와 채용둔화에 취업방향을 좀 더 보수적으로 설정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안정성에 이어서는 장래성(27.3%)과 사원에 대한 대우(26%), 업계 내 순위(21.5%) 순으로 집계되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대학들이 입사를 추천하는 기업순위와 취준생들이 입사하고픈 기업순위에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는 것이다.
매년 취준생들의 인기순위에 올라오는 종합상사나 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관련 기업들은 반대로 대학들이 추천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해당 기업들에 실제 채용되는 인재들의 출신대학이 상당히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대학들이 추천하는 기업 1위에 뽑힌 JR동일본의 경우 일본대학(日本大学)이나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과 같은 수도권 유명대학을 포함하여 전국 167개 대학에서 인재를 채용한 반면, 취준생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미츠비시상사(三菱商事)는 21개 대학에서만 인재를 채용했고 이마저도 게이오대학(慶応義塾大学), 와세다대학, 도쿄대학(東京大学), 교토대학(京都大学) 등의 모르는 이가 없는 전국 최상위권 대학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처럼 취준생들의 희망과 실제 채용현실이 상이할 경우 대학들은 미츠비시상사와 같은 기업들을 학생들에게 쉽게 권할 수가 없게 된다.
한편 기업들의 채용지원을 담당하는 워크스 재팬(ワークスジャパン)은 대학들의 추천성향과 내년 취업시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대학들로서는 안정적인 기업을 추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전부터 인프라와 제조 관련 기업들이 추천 상위권에 랭크되었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해져서 JR의 경우 전국의 JR기업들이 대학 추천순위 100위 안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지방의 유명기업으로서는 항공사보다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고 지자체들의 도시개발도 진척되고 있어 다채로운 업무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올해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가 내년에도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본취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한국 취준생들도 2월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취업활동 전에 한번쯤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