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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젊은이 2명 중 1명은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안해, 도쿄대학의 이색 조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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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입력 : 2020.12.18 11:01 ㅣ 수정 : 2020.12.18 11:08

'초식남'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저학력, 저수입, 비정규직들의 잔인한 현실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에서는 이성과의 연애나 결혼을 멀리하고 혼자만의 취미와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독신자들을 2000년대 들어 초식남(草食男)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0년대에 들어 한국에서도 2,30대 초식남들이 생겨나자 일본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절식남(絶食男)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며 혼자만의 삶에 집중하고 만족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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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초기 비혼세대는 어느덧 중년세대가 되었다. [출처=일러스트야]

 

하지만 젊은이들이 이성에 관심을 두지 않고 혼자 묵묵히 살아가려는 모습을 시대가 그런 것이고 단순히 개인의 취향과 의지라고 결론지을 수 있을까.

 

도쿄대학 대학원은 지난 달 결혼과 연애를 하지 않는 젊은이들에 대한 분석결과를 발표하면서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분석은 일본의 출생동향 기본조사를 기초로 18세에서 39세 사이 젊은이들의 결혼과 연애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추적했다.

 

그 결과, 1992년에서 2015년으로 넘어오며 미혼에 연애도 하지 않는 비율이 남성은 40.3%에서 50.8%로 늘어났고 특히 여성은 27.4%에서 40.7%로 1.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남녀 2명 중 1명은 결혼은커녕 연애도 하지 않는 것이다.

 

연령별로 보면 18~24세는 60%에서 65.5%로, 25~29세는 23%에서 41.9%로, 30~34세는 11.3%에서 30.2%로, 35~39세는 11.2%에서 24.4%로 늘어나 연령이 올라갈수록 이성과의 결혼은 물론 연애마저도 포기하는 이들의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미혼이지만 연애 중인 비율은 여성이 소폭 증가하고 남성은 거의 변화가 없어 결국 기혼자 비율의 감소가 그대로 결혼과 연애 모두 포기한 사람의 비율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이성과의 연애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2015년 기준 남성은 25.1%, 여성은 21.4%를 기록했는데 이들의 배경을 분석해보면 연애에 관심이 있고 원한다고 답한 이들에 비해 학력과 수입, 정규직의 비율 모두 낮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연애에 관심 없는 여성들이 관심 있는 여성들에 비해 고졸 이하의 학력이 많았고 남성의 경우 기혼자, 연애 중인 남성, 연애에 관심 있는 남성, 관심 없는 남성의 순으로 정규직 비율이 높았고 연 수입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쿄대학 측은 ‘일본에서는 과거 수십 년에 걸친 불안정한 고용상황이 혼인율과 출산율을 낮춘다고 알려져 왔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고용형태와 금전적 수입이 젊은이들의 연애기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결혼이나 연애를 멀리하게 되는 초식화(草食化)를 ‘단순히 개인의 특성이나 기호의 문제로 정리해버리면 사회에 가려진 구조적 문제를 볼 수 없게 된다’면서 ‘정부가 젊은이들에게 안정된 고용을 제공하고 기본수입을 끌어올리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강 건너 불구경은 아닌지라 해마다 급격히 낮아지는 혼인율과 OECD 최하위를 기록하는 출산율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일본과 같은 길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원인분석과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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