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의 승부수 올해 152% 오른 현대오토에버 등 소프트웨어3사 합병 통해 그룹 지배력 확대, 소액주주 반발 변수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과 로봇 등 신산업 강화에 주력하면서 그룹 내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은 현대오토에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개인투자자들과 외국인투자자의 지속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올 들어 주가가 152% 올랐는데 주가가 크게 오른 시점에서 그룹 내 소프트웨어 3사의 합병을 발표하여 긍정과 부정 등 시장의 상반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현대엠엔소프트(내비케이션)과 현대오트론(전장 소프트웨어)을 내년 4월 1일자로 흡수 합병한다고 밝혔다.
3사의 합병비율 산정 기준 가치는 현대오토에버 1조9400억원, 현대엠엔소프트 3660억원, 현대오트론 1880억원으로, 신주 601만주(발행주식수의 28.6%)가 주당 9만2237원에 발행될 예정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4월 공모가 4만8000원으로 상장된 후 주가는 9만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며 올해 3월 장중 2만1350원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꾸준히 올라 16일 종가 기준 12만7500원으로 작년말 종가 5만400원 대비 152% 올랐다. 올해 최저치와 비교하면 주가가 6배 가량 오른 것이다.
주가가 크게 오른 시점에서 그룹 내 소프트웨어 3사의 합병을 발표하면서 정의선 회장의 그룹 지배력 확대 구도와 맞물린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4월 상장 당시부터 정의선 회장의 지배력 확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합병 후 정의선 회장의 현대오토에버 지분은 9.57%에서 7.44%로 낮아지지만 기업가치는 1조9400억원에서 2조5000억원 이상으로 뛰고 신산업에 힘입어 주가에 탄력이 붙을 경우 시가총액은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현대오토에버를 지렛대로 활용하여 그룹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각각 2.6%, 1.7%, 0.32%에 그치고 있어 그룹 지배력 확대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를 인적 분할한 후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기아차와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주사 지분을 대주주가 인수한 후 대주주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 출자해 지주사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방식으로 정의선 회장이 지배력을 확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번 합병 비율이 현대오토에버 1, 현대엠엔소프트 0.9581894, 현대오트론 0.1177810 등으로 결정돼 현대엠엔소트프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현대오토에버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합병을 결정하면서 결과적으로 정의선 회장은 유리해지고 현대엠엔소프트 소액주주들은 불리해지는 합병 비율이 나왔다면서 소송 제기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