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窓] 아모레와 CJ가 선택한 새 경영승계 방식 전환우선주 투자 성적 아직까진 양호, 배당과 주가상승 기대
정승원 입력 : 2020.12.10 10:13 ㅣ 수정 : 2020.12.14 15:42
CJ 이재현 회장 장녀와 장남, 올 3월 주가하락 활용한 재증여로 증여세 100억원 이상 절세효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전환 우선주가 대기업 승계의 새로운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투자가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전환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주가가 낮기 때문에 전환 우선주를 이용할 경우 증여세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재벌기업들의 경영승계 방식으로 선호되고 있다.
최근 경영권 승계작업을 진행중인 CJ그룹. [연합뉴스]
가장 최근 사례는 CJ그룹이다. 이재현 회장은 작년 12월 장녀인 이경후 CJ ENM상무와, 마약밀수 혐의로 기소된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부장(현재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음)에게 CJ신형우선주(CJ4우) 184만1336주를 증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주가가 올해 3월 급락하자 이를 한차례 취소하고 지난 4월 1일을 기준일로 다시 증여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기한은 증여가 발생한 달의 마지막 날로부터 3개월이다. 이 기간 안에는 언제든지 증여 취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회장은 취소 시한 바로 직전에 기존에 내렸던 증여 결정을 없던 일로 하고 새로 증여하기로 한 것이다.
이 회장의 이같은 결정으로 이경후 상무와 이선호 부장은 내야 할 증여세를 100억원 이상 줄일 수 있었다. 최초 증여 당시 6만5400원이었던 CJ4우(전환) 주가는 올해 3월 23일 장중 3만300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가 재증여를 결정한 4월1일 4만1650원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전환 우선주를 활용하면 보통주를 증여받는 것보다 30% 이상 절세가 가능한데, 예상치 못한 주가하락으로 이 회장 일가는 추가로 증여세를 덜 물게 된 것이다.
전환 우선주는 발행일로부터 10년 뒤 전환이란 조건이 붙어있는데, 이 회장의 자녀들 나이를 고려하면 2029년에 보통주로 전환하는 전환 우선주 투자가 나쁘지 않은 셈이다.
전환 우선주를 승계에 활용한 사례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다. 서 회장은 앞서 2006년 딸 서민정씨에게 아모레G 우선주를 증여했다. 서민정씨는 2016년 증여받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아모레G의 지분 2.93%를 갖게 됐다. 서씨가 부친 몫의 전환 우선주를 추가로 증여받게 되면 아모레G에 대한 서씨의 지분은 최대 6.7%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전환 우선주가 경영권 승계 방식으로 선호되면서 일반인들 역시 투자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되는 것 말고도 배당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CJ4우(전환)는 전환 전에는 액면가(5000원)의 2%인 1주당 100원을 우선 배당받을 권리가 있다.
주가 면에서도 보통주 대비 낮은 수준도 매력적이다. CJ4우(전환)의 주가는 10일 현재 6만1500원으로 지난 3월23일 장중 3만3000원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86.3% 올랐지만 CJ 보통주 가격 8만1700원에 비하면 24.7%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 회장 자녀들은 승계작업을 위해서는 CJ4우(전환)의 추가 매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 그 때까지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이 주가상승을 억누를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