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야기(123)] 초봉이 8000만원이라는 ‘꿀직장’ NH농협은행, 진짜 연봉은 베일에 쌓인 까닭
공기업·사기업의 중간자적 성격 / 다트(dart)와 알리오(alio)중 어디에도 연봉 정보 없어
모든 직업에는 은밀한 애환이 있다. 그 내용은 다양하지만 업무의 특성에서 오는 불가피함에서 비롯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때문에 그 애환을 안다면, 그 직업을 이해할 수 있다. ‘JOB뉴스로 특화된 경제라이프’ 매체인 뉴스투데이가 그 직업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 농협은행 ‘평균연봉'은 깜깜이 …공기업 비상장기업이라 공시 의무 없어 / 투명한 정보 공개 필요성 지적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해 기준 직원 평균연봉이 적게는 9100만원에서 많게는 1억100만원으로 공시돼 있다. NH농협은행(은행장 손병환)은 보수 및 복지체계 면에서 이들 시중은행을 뛰어넘는 ‘꿀직장’으로 알려져있지만 ‘정확한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다. 직장인이나 취준생 사이에서 ‘풍설’만 난무할 뿐이다.
이처럼 농협은행의 보수체계 등이 깜깜이인 이유는 조직 특성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을 따르는 기업은행처럼 농협법 적용을 받긴 하지만 정부가 지분을 갖고있지 않다. 따라서 공기업은 아니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및 평균연봉 등은 '공공기관 알리오(alio)'에 매년 상세하게 공개된다. 농협은행은 공기업이 아니므로 알리오에도 자료가 없다.
시중은행은 상장기업 정보를 공시하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평균연봉 자료 등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가 대주주이지만 비상장기업이다. 간략한 실적 등을 담은 감사보고서만 다트에 공시된다. 평균연봉을 공시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은행은 안정성이나 보수 측면에서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KDB산업은행, 한국거래소 등 금융권 A매치 다음서열에 꼽히는 직장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사각지대에 있는 농협은행도 투명한 정보공개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농협은행 재직자, “5년차 직원은 연봉 1억2000만원” / “300만표 가진 농협, 어떤 정권도 쉽사리 터치 못해” / 60세 정년도 유일하게 보장
“워라밸이 보장되는 회사,” “은행 연봉 받는 준공무원,” “농은 5급은 시중은행 중 비교불가 원탑,” “안정적이고 쫌만 버티면 고연봉자됨.”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어플리케이션)에 올라온 농협은행 회사 리뷰들이다.
이 곳에서 한 농협은행 직원이 밝힌 올해 7월 기준 초봉은 세전 8000만원 수준이다. 5년차 직원은 1억20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기서 개인형 IRP 퇴직연금 납입분과 월급의 10% 정도를 추가적으로 제하기 때문에 실수령액과는 차이가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월급의 일부를 적금식으로 떼서 ‘복지연금’을 마련해준다”면서 “퇴사할때 받을 수도 있고 대출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공기업같은 사기업’ 성격 덕분에 안정성도 높은 편이다.
농협은행 재직자 A씨는 블라인드에서 “농협을 잘못 건들 경우 조합원 300만 표가 한방에 날아간다는 조바심 때문에 역대 그 어떤 정권에서도 쉽사리 터치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기업처럼 주주가 300만 농민이고 상장돼 있지도 않아서 구조조정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농협은행 노조 입김이 센 것도 한몫한다.
A씨는 “(지난해) 노조가 임금피크제 나이를 상향 타협하는 걸 추진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 임직원은 임금피크제 적용 나이인 만 56세 이전까지는 구조조정의 압박없이 일할 수 있다. 물론 원한다면 만 60세까지 근무 가능하다. 5대 시중은행 중 60세 정년이 유일하게 보장되는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 “근속년수·연봉·워라밸 3박자만족” / 코레일 재직자 “농협은행 일할 수 있으면 콩팥 하나 줄 수 있어”
농협은행 근무 (예상)만족도는 재직 여부를 불문하고 높은 편이다.
농협은행에 재직중인 B씨는 블라인드에서 “일반 시중(은행)에 비하면야 여긴 꿀이지”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다른 농협은행 재직자 C씨는 “칼퇴도 되고 연봉도 만족한다”면서 “시중은행이었으면 쓰지도 않았고 실제로 (시중은행에) 붙고도 안 갔다”고 말했다.
코레일유통에서 근무하고 있는 D씨는 농협은행에 대해 “근속년수, 연봉, 워라밸 3박자를 갖추고 있는 곳”이라며, “(농협은행에서 일할 수 있다면) 콩팥 하나 줄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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