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411)] 취업시장까지 덮친 코로나블루에 일본기업들 노심초사, 믿을 건 전국민 무료백신 접종
정승원 입력 : 2020.12.04 11:09 ㅣ 수정 : 2020.12.04 11:16
모든 채용절차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애써 뽑은 신입사원들 입사포기할까 안절부절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올해 일본 취업시장은 갑작스러운 코로나 확산으로 말 그대로 혼란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설명회와 면접 등을 온라인으로 재빨리 옮겨와 필요한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있었고 10월에는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내정식(内定式)까지 마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라고 여겼던 내정식까지 끝난 상황에서 예비 신입사원들 사이에는 이른바 '내정블루'가 조용히 번져가고 있다.
결혼 직전에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느끼는 '매리지블루'와 유사하게 ‘정말 이 회사로 괜찮은 걸까’, ‘내가 제대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현상을 속칭 '내정블루'라고 부르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한층 우울감이 강해진 모양새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코로나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취업활동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활동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이 적어진 것은 물론이고 사람 간의 대화도 줄어들어 취준생과 인사담당자 간의 심리적 거리가 더욱 멀어지고 기업과의 신뢰관계도 그만큼 얕아진 탓이다.
수만 명의 취준생이 한데 모이는 왁자지껄한 대규모 채용설명회 대신에 혼자 방 안에서 컴퓨터로 기업홍보 동영상을 시청하고,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기업을 방문하여 인사담당자와 가벼운 이야기도 나누며 면접에 참여하는 대신에 모니터 너머로 다소 어색한 면접을 거친 후에 그대로 합격통보를 받고 나니 알 수 없는 허무함이 느껴졌다는 이야기들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덕분에 기업들 입장에서는 애써 뽑아놓은 신입사원들이 입사도 전에 떠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여 평소에는 없던 안부연락을 돌리고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온라인이나마 합격자들을 한데 모아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는 자리를 마련한다거나 소수라면 조심스레 오프라인 식사모임도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신입사원들의 마음을 붙잡아 내년 3월에 정식으로 입사를 시키더라도 결코 안심할 수는 없다.
코로나가 계속된다면 입사직후의 신입사원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바로 재택근무에 투입될 수 있고 동료 및 선배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부족은 가뜩이나 부족했던 인간관계와 애사심을 더욱 고갈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봄에 신입사원들이 입사하자마자 코로나를 이유로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연수를 진행해야 했던 기업들이 이미 한차례씩 경험한 사례이기도 하다.
어떻게든 합격자들의 마음을 다독여야 하는 기업들로서는 신규 확진자 수 하루 2500명을 넘기고 있는 현재의 일본상황이 답답할 뿐이지만 일본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전 국민 무료백신 접종에 다시 한번 희망을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