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상장사 ESG 평가(21)] 2년 연속 ‘B+’ 롯데손해보험, 왜 환경(E)은 C등급?
박혜원 기자 입력 : 2020.12.03 07:11 ㅣ 수정 : 2020.12.04 23:31
"보고서 작성 등이 성실하지 않아 C등급 받은 듯"/최원진 대표 취약한 환경(E)평가 개선 방안 추진/ 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 “지배구조 중 이사회 문화는 업계 최고 수준”
기업지배구조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연구·조사를 수행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내 900여 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기업지배구조등급을 부여하는 기관이다. 매년 10월 상장회사들을 대상으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발표하고 있다. ESG 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지수로 주목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발표 등을 토대로 삼아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분석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롯데손해보험(대표이사 최원진)은 지난달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 상장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및 등급’에서 통합등급 B+(양호)를 받았다.
롯데손해보험은 전년도 ESG 평가에 이어 2년 연속 B+등급을 유지했다. 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B+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는”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사회는 A(우수)로 전년과 동일했다. 지배구조는 지난해 B+에서 올해 A로 한 단계 상승했다.
환경 부문의 경우 올해 C(취약)등급을 받았으나, 전년도 등급은 현재 공개돼 있지 않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전년도 평가에서 B등급 미만을 받은 기업의 성적은 공개하고 있지 않으므로, C 혹은 D 등급으로 추측된다.
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롯데손해보험이 환경부문 C등급을 받은 이유에 대해 “기업이 자체적으로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 등 관련 정보를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는지가 중점적인 판단기준”이라며 "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성실하게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아 C등급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통합 2년 연속 B+로 ‘양호’ 평가/ 최근 전사적 ‘ESG 강화’ 전략 발표, “특히 환경 분야 강화”/ 약자 대상 보험서비스 지속 개발 약속
기업지배구조원은 ESG 등급이 B+ 이상이면 “양호한 수준”으로, 그 미만이면 “취약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즉 롯데손해보험은 환경 부문이 약점이다.
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 등급이 발표된 지 한 달여만인 지난 달 30일 롯데손해보험은 “특히 환경 분야를 강화하겠다”며 ESG 경영 강화 계획을 선언하고 나섰다.
우선 환경 부문(E) 강화 전략을 추진한다. ‘모든 인쇄물(약관, 보험증권, DM 출력물) 및 고객용 다이어리 패키지를 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획득한 친환경 소재로 전환’ 및 ‘친환경 자산운용 전략 수립’ 등을 발표했다. FSC 인증은 산림 생물 다양성 유지 등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친환경 종이에 부여된다. 또 탄소를 줄이는 자산운용을 위해 친환경 자산운용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회 부문에서는 ‘사회적 약자 및 영웅을 위한 보험서비스 지속 발굴’을 약속했다.
최근 롯데손해보험이 출시한 ‘let:hero 소방관 보험’ 서비스가 그 사례다. 20세부터 65세의 소방공무원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보험으로, 상해나 질병으로 인한 사망·후유장해·입원·수술 및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증 진단 등을 보장한다.
■ 지배등급 부문 ‘B+’→‘A’ 상향/ 이사회 위원장으로 금융위원장 출신 신제윤 사외이사 선임/ 최원진 대표이사 외에는 모두 사외이사로 이사회 구성
롯데손해보험은 지배구조 부문에서 지난해(B+)보다 한 단계 상승한 A등급을 받았다.
기업지배구조원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평가항목으로 두고 있는 △주주권리보호 △이사회 △최고경영자 △보수 △위험관리 △감사기구 및 내부통제 △공시 등의 개선사항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롯데손해보험은 금융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신제윤 사외이사를 이사회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회사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는 조치다. 이와 같이 이사회 의상을 대표이사와 분리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과 삼성화재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해보험은 매해 1회 이사회 및 이사에 대한 직무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월 공시된 ‘2019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 사외이사는 올해 직무평가에서 모두 S(탁월)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롯데손해보험 이사회는 최원진 대표를 비롯해 신 사외이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전 회장, 윤정선 국민대 경영대 교수까지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관련해 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이사회의 절대적인 구성원 수 자체는 타 기업 대비 적은 편이지만, ESG 평가 시에는 그보다 사내이사 대비 사외이사의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를 더 중요하게 판단한다”며 “롯데손해보험은 지배구조 평가항목 중 하나인 이사회 문화에서 보험업계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사회 문화를 비롯해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경영공시를 타사 대비 얼마나 일찍 하며 얼마나 자세히 하는지, 임원 보수체계는 어떻게 되는지, 기업 승계과정은 얼마나 투명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며 “A 등급을 받은 롯데손해보험은 다른 부분에서도 전반적으로 우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손해보험은 지난달 발표한 ESG 경영 강화 계획에서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공언했다.
세부 사항으로는 ‘이사회 내 모든 소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 ‘사회적 명망가를 사외이사로 선임 및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사외이사 대상 교육(전략·금융·회계·위험관리) 지속 시행’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