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와 KT가 공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시장, '가명정보' 보호기술이 관건
[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ICT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지털 기술과 의료를 접목한 ‘디지털 헬스케어’가 미래의료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6년 960억달러에서 연평균 21%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헬스케어 수요가 급증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병명, 의료기록 등 민감한 빅데이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침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 '가명정보' 보호기술이 확고하게 자리잡아야 부작용 없이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디지털 헬스케어, 최근 이동통신사 중심으로 두각 / 향후 신약개발 등 보건의료 전반에 혁신 기대
최근 이동통신사들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진출이 두드러졌다. SK텔레콤은 서울대 의과대학과 함께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음성 기반 치매 선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상용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AI가 사람의 음성을 듣고 치매 여부를 판별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용자는 AI와 10여분의 대화로 치매 가능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KT는 지난달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을 신설하고 의료기관을 비롯한 헬스케어 업체 등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유비케어, GC녹십자헬스케어와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이통사를 넘어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기술의 결합은 신약개발 및 의료서비스 등 보건의료 전반에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딥러닝(인공지능의 학습 및 예측 기술)의 등장과 함께 유전자, 생활습관 정보 등 대량의 정보들이 분석 가능해져 전문가 수준의 의학 문제를 해결하거나 질환을 사전에 예측하고 진단하는 등 보건의료 분야의 다양한 연구 가능성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정부 의료데이터 통합 서비스 ‘마이헬스웨이’ 플랫폼 구축, 2022년 목표
정부 역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활로를 넓혀주고자 노력해왔다. 올해 데이터 3법 개정안(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시행하며 기업들은 그동안 개인정보법, 의료법 등으로 규제됐던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정부는 개인 의료데이터를 통합·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마이 헬스웨이(My Healthway)’ 플랫폼을 개발한 뒤 2022년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공공 및 의료기관과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착용형 기기)를 통해 수집되는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한 뒤, 개인 동의를 거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등 지능정보기술을 접목하면, 정밀의료를 비롯해 유전체 분석, 스마트 임상시험, 빅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등 새로운 서비스도 생겨날 수 있다는 게 정부 전망이다. 이를 통해 개인은 꾸준한 건강관리는 물론 만성·중증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 민감한 개인정보 재식별 위험 / 디지털헬스케어 성장만큼 개인정보 보호 기술 개발 필요성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만큼 이용자들의 민감한 의료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정보보호 수준 제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정보를 가명처리 해 기업이 사용하더라도 데이터 결합과정에서 개인정보 재식별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의료 데이터가 안전하게 공익적, 과학적 연구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 8월 시행된 데이터 3법의 후속 조치로 민감한 의료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이드라인은 보건의료 데이터에 대한 가명처리의 개념과 원칙, 가명처리 절차 및 방법, 가명정보의 처리 및 활용절차, 가명정보 처리시 안전·보호 조치와 벌칙 등이 규정돼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 만으로는 개인정보침해 이슈를 불식시키기는 여전히 어렵다. 따라서 개인정보 재식별 문제를 해결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