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403)] 세계 자동차판매 1위 도요타가 쏘아올린 작은 임금개혁의 화살, '인간력' 고과평가에 반영

김효진 입력 : 2020.11.06 11:04 ㅣ 수정 : 2020.11.21 16:29

일률적인 기본급 상승은 없애고 인사평가에 따른 연봉상승폭을 다양화 새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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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愛知県 豊田市)에 위치한 도요타자동차 본사에서는 지난 9월 30일 약 7만 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노조의 정기대회가 열렸다.

 

코로나로 인해 원격으로 개최된 이 날의 정기대회는 여느 때와 다르게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었는데 그 이유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임금제도를 노조가 만장일치로 가결시켰기 때문이다.

 

 

도요타자동차 노사가 새로운 임금제도에 전격 합의했다. [출처=일러스트야]
 

기존의 임금제도를 일신한 새로운 임금제도는 노사 모두 ‘열심히 일한 사람이 더욱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빠르고 과감하게 바꾸었는데 향후 자동차 업계는 물론 일본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그 내용 역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도요타자동차 임직원의 기본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첫 번째는 직위에 따라 일괄적인 금액을 적용받는 기본급 개념의 직능기준급(職能基準給)이고 두 번째는 개개인의 인사평가에 따라 다음 해의 급여상승에 차이가 발생하는 직능개인급(職能個人給)이다.

 

지금까지는 인사평가가 좋지 않아 직능개인급이 전혀 오르지 않은 직원이더라도 직능기준급의 일괄상승으로 일정 금액의 연봉상승이 매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임금제도에서 직능기준급은 사라지고 개인별 인사평가를 통한 직능개인급만 남게 되어 평가가 좋지 않은 직원은 해가 바뀌더라도 연봉상승은 0원이 되버린다. 대신 직위별 금여 상한액을 폐지하여 업무성과가 우수한 직원은 승진하기 전이라도 상급자보다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임금제도에 맞춰 인사평가 기준도 일부 변경하여 인간력(人間力)이라는 평가기준을 새로 도입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인간력을 ‘주위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의지가 되고 신뢰받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타인을 위해 노력한다’,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 계속 노력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해낸다’의 세부항목으로 나누어져 각 항목별로 ○, △, ×의 판정이 내려진다.

 

내년부터 인간력은 기존 업무수행능력의 평가기준이었던 실행력(実行力)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직원들의 다음 해 연봉을 결정짓게 된다.

 

과거 일본사회를 돌이켜보면 도요타 자동차처럼 직원의 업무능력에 따라 급여를 달리 하는 성과주의는 IT업계를 중심으로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차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직원 개개인의 업무범위가 불명확한 일본기업들의 특성과 납득하기 힘든 애매모호한 인사평가 방식은 직장인들의 불만과 서로간의 불화만을 만들어내며 성과주의를 다시 일본 밖으로 밀어냈었다.

 

여기에 도요타자동차와 노조의 취지와는 달리 실제 급여상승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임금제도를 연구하는 일본종합연구소의 야마다 히사시(山田 久) 주임연구원은 이번 도요타 자동차의 임금개혁은 직원들의 의식개혁을 노린 쇼크요법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다른 기업들의 임금개혁 사례를 들며 ‘평가로 (직원 간) 차이를 두는 방식은 현장의 부담이 커진다. 새로운 임금제도라도 해가 지나면서 어느 정도 원래 방식에 가깝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 도요타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연 도요타가 쏘아올린 새로운 임금개혁의 화살이 제 2의 성과주의 열풍을 일본사회에 불러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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