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현대차, 삼성SDI를 전기차 배터리 ‘새 파트너’로 삼을까

이서연 기자 입력 : 2020.11.02 21:24 ㅣ 수정 : 2020.11.21 16:07

현대차의 ‘LG의존도 낮추기’가 삼성SDI의 호재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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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 와중에 삼성SDI가 ‘조용한 실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기차 ‘아이오닉7’용 3차분 현대자동차 배터리 공급 입찰 공고에 참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에 진행되는 3차분 사업은 30조원의 규모로 1, 2차분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이다. LG화학과 코나EV 화재 사건을 둘러싼 책임공방을 벌여온 현대차로서는 배터리 공급사를 복수로 선정해 ‘선택권’을 확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배터리 사 간의 경쟁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과 LG화학 간의 ‘줄다리기’라는 성격이 내포돼 있는 셈이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경쟁 치열 [그래픽=이서연]
 

더욱이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은 과거의 재계 선두권 경쟁 등으로 인한 서먹한 관계에서 벗어나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고있다. 지난 5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삼성SDI 공장을 처음으로 방문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답방으로 7월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하는 등 우호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최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장례식 때 이 부회장이 현대차의 대형SUV 팰리세이드를 직접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되는가 하면 정의선 회장은 이건희 회장 빈소를 4대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조문하기도 했다.

 

■ 1차사업은 SK이노베이션이 단독 수주/삼성SDI, 3차사업 복수 공급사 중 하나로 선정될 가능성 높아

 

그동안 현대차의 배터리 대량 발주에 응하지 않았던 삼성SDI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의 3차 생산분 배터리 공급사 선정 입찰에 참가를 결정한 것 자체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SDI가 현대차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데에는 그만큼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무엇보다도 과거에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1차 입찰에 성공한 것처럼 삼성SDI도 상대적으로 업력이 짧지만 복수 사업자를 선정하는 3차 입찰경쟁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SDI가 참가를 결정한 3차분 사업은 2024년 출시 예정인 대형 전기SUV의 ‘아이오닉7’에 중점을 둔다. 공급규모는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1(10조원), 2차분(15조원)을 합친 것보다 훨씬 큰 규모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021년에 출시되는 준중형 CUV ‘아이오닉5’가 주 생산되는 1차분 사업에는 SK이노베이션이, 2022년에 중형 세단 ‘아이오닉6’이 중심인 2차분 사업에는 LG화학과 중국 CATL이 공급사로 선정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1차 배터리 입찰에 성공한 것에 대해 “입찰에 선정이 됐다는 것은 그만큼의 기술과 품질이 되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고 안정적으로 배터리 공급이 가능하다는 현대자동차 측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후발 주자였지만, 1차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LG의존도 낮추기’행보 관측 / 공급업체 3군데 이상으로 늘려 주도권 강화할 가능성도

 

현대차가 전기차 사업 전반에서 ‘LG 의존도 낮추기’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삼성SDI의 3차사업 진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전기차용 전장장비를 LG전자에 의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장재도 LG하우시스에서 납품받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차는 기존의 내연기관차보다 공간이 넓고 전력공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자동차에 CPU, 메모리반도체, 통신 장비, 디스플레이 등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전기차용 전장장비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반도체, 통신기술 부문에서 글로벌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과의 협력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코나 일레트릭 등의 연이은 화재로 LG화학이 제작한 배터리 셀에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대차는 배터리 공급사의 선택지를 넓혀나가려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배터리 사업 3차분 공급사는 2곳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30조원에 육박하는 3차 사업의 규모 상 경우에 따라 3군데 이상의 ‘복수사업자’를 선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을 넓히면 주도권을 선점하는 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LG화학 측 관계자는 배터리 셀 결함에 대해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에 3차 입찰은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3차사업 입찰 결과는 4분기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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