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읽기 ⑥] 연일 속락 국제금값 바이든 대승 가능성에 반등 기대, 바이든 겨우 승리 혹은 상원 공화당 지배 시 혼란

정승원 기자 입력 : 2020.11.02 08:37 ㅣ 수정 : 2020.11.03 19:50

국제금값 8월중 온스당 2089달러 찍고 내리막 추세, 미국 대선 후 달러 약세시 반등 계기 잡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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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미국 대선(11월3일)을 앞두고 세계 금값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값은 월별 기준으로 지난 2019년 이후 가장 긴 기간인 세 달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힘입어 큰 폭으로 올랐던 금값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금값이 8월 고점을 찍은 이후 연일 하락하고 있다. [연합뉴스]
 

■ 8월7일 2089달러 찍은 후 200달러 이상 하락=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877.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거래일 보다 0.63% 올랐지만 지난 8월4일 온스당 2021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000달러 시대를 열었고, 8월7일에는 장중 2089.2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211달러나 떨어진 수준이다.

 

국제 금값이 이처럼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2100달러를 눈앞에 둘 정도로 가파르게 올랐던 금값이 오를 만큼 오른게 아니냐는 고점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실제로 최근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도 규모는 12.1t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올해 3분기 러시아 중앙은행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순매도로 전환했고 우즈베키스탄과 터키도 각각 22.3t과 34.9t을 내다팔았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금을 팔지도, 더 이상 사지도 않아 9월말 현재 47억9000만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한은은 금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의 가격을 표시하고 있는데, 이는 6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금보유량에 변화가 없었음을 말해준다.

 

중앙은행들은 2011년 이후 분기 집계에서 매번 순매수세를 보여왔는데, 올해 3분기에 처음으로 순매도를 나타내면서 중앙은행들이 금값이 정점에 이른 것으로 판단해 금을 내다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중앙은행의 태도변화는 그동안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과감하게 금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을 불안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불안정성이 커짐에 따라 “믿을 건 금밖에 없다”며 금 매입에 적극적이었다.

 

■ 달러와 반비례하는 금값,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요동= 시장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고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당색이 파란색인 민주당의 싹쓸이 승리)가 현실화할 경우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의 공격적인 재정부양 정책이 중기적으로 약달러 압력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글로벌 교역 회복에 우호적인 무역과 외교정책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뉴딜 등 환경정책에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한 바이든이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달러약세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은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 패키지를 최근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다만 상원을 지배하는 공화당은 민주당이 집권한 지방정부들을 돕는 데 연방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며 상원에서의 처리를 거부하고 있어 대선 이후 처리여부에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떨어지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금값은 오름세를 나타낸다.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대규모 부양책의 영향으로 금리하락과 달러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면 금값은 오를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투자은행 JP모건은 민주당이 블루 웨이브에 성공할 경우, 금값이 최대 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면 달러화 강세로 오히려 금값이 5% 내릴 것이라고 JP모건은 분석했다.

 

■ 바이든 압도적 승리 아닌 근소한 승리-공화당 상원 승리시 혼선 장기화= 선거에서 바이든이 압도적 승리가 아닌, 매우 근소한 승리로 결과가 나오거나 바이든이 집권하더라도 공화당이 여전히 상원을 지배하는 구도가 되면 상황은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미국 상원선거 판세. 민주당이 다소 우세하지만 경합지역이 많아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 [270투윈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는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공공연하게 불복 가능성을 시사했고, 실제 패배시 ‘우편투표=사기’라는 프레임을 내걸어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사전투표에서 우편투표를 대거 선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의 막판 뒤집기 시나리오가 결국은 선거불복과 대규모 소송전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후보 측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근소한 승리가 아닌, 압도적 승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바이든으로서는 경합주로 꼽히는 플리리다,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 주에서 최소 3~4개주를 이기고, 조지아주와 애리조나주 등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기반을 빼앗을 경우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크게 뛰어넘는 350명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정도 차이라면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소송전을 벌일 명분이 크게 약화된다.

 

하지만 바이든이 공화당 텃밭을 모두 잃고 경합주에서도 트럼프에 밀려 이기더라도 아주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경우 당선 확정까지는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다.

 

또 한가지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지금처럼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할 경우 바이든 정책에 공화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대규모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질 수 밖에 없고 국제금값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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