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일 같지 않은 일본의 코로나發 고용축소, 주요 일본기업 합격자 10%이상 급감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경제신문이 이번 달 18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취업시장에 뛰어들어 내년 봄에 일본 주요기업 927곳에 입사예정인 대졸 신입사원 수가 전년대비 1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별로는 문과 출신 합격자가 전년 4만 407명에서 올해 3만 5345명으로 12.5% 감소했고 이공계 출신 합격자는 전년 4만 3643명에서 올해 3만 9710명으로 9% 감소했다.
신규 채용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것은 세계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래 11년 만으로 신종 코로나와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경기악화가 채용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고용축소 분위기에서도 IT관련 채용은 오히려 늘어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인재들이 대거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학원생까지 포함한 주요기업 합격자 수는 10월 1일 기준으로 총 10만 5442명으로 2년 연속 전년 실적을 밑돌았으며 작년의 0.5% 감소에 비해 올해는 11.4%감소로 낙폭이 급격히 커졌다.
전체 41개 업종 중에 35개 업종에서 신규 채용이 감소했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분야는 제조업의 근간이라고도 불리는 자동차와 전자기기였다.
특히 자동차 및 부품관련 기업들의 합격자 수는 전년 대비 29.4%나 줄었는데 한 예로 미츠비시 자동차는 작년에 비해 84.8% 감소한 43명만을 새로 합격시키는데 그쳤다. 동종업계에서 그나마 실적이 나았던 혼다의 501명(9.2% 감소)과는 규모 자체가 달랐다.
전자기기 전체로는 10.2%의 채용감소가 있었다.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는 즉시 업무투입이 가능한 경력직 채용의 비율을 높이면서 신입사원은 16.7% 줄인 500명만을 채용했고 쿄세라(京セラ)는 ‘코로나 감염확대에 따른 사업환경의 변화에 맞춰 필요한 인원수를 조정했다’며 그룹 전체의 합격자 규모를 19.3% 줄였다.
한편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으며 수요가 전멸하다시피 한 관광업과 항공사들은 신규 채용을 절반으로 줄이거나 아예 제로로 만들어버렸다. 호텔 및 여행업의 신입사원 합격자는 전년대비 57.5% 감소하여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고 일본의 양대 항공사인 JAL과 ANA는 올해 신입사원 채용을 전면 중지해버렸다.
그나마 금융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으로 미츠이 스미토모은행(三井住友銀行)은 9.3% 줄어든 564명을, 미즈호 파이낸셜그룹(みずほフィナンシャルグループ)은 7.3% 감소한 51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반대로 작년보다 신규 채용을 늘린 기업들 역시 존재했다. 일본 맥도날드 홀딩스(日本マクドナルドホールディングス)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포장주문 고객이 급증하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3.7배 늘어난 190명을 합격시켰다. 마스크와 기타 위생용품을 필요로 하는 손님이 늘면서 드러그스토어를 운영하는 아인홀딩스 역시 8.8% 증가한 900명을 새롭게 채용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업계를 막론하고 재택근무와 IT기술 도입이 보편화되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채용확대 역시 두드러졌다. NTT데이터는 7.8% 늘어난 51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정보시스템 개발인력을 앞으로 더욱 강화하겠다고 발표했고 차세대 통신규격인 5G 관련기업 안리츠(アンリツ)와 롬(ローム)도 신규 인력을 각 50%, 20.4% 증원했다.
2009년 세계금융위기 때는 모든 업계가 실적부진에 빠지면서 무려 28.6%나 신규채용이 감소하며 취업빙하기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었지만 올해는 다행히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혜를 입은 업계들이 있었기 때문에 신규채용 낙폭은 11년 전보다는 양호한 편이었다.
하지만 내년 취업시장이 나아질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취업정보 사이트 마이나비(マイナビ)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7.5%의 일본기업들이 내년 신규채용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고 이보다 많은 35.6%의 기업들은 내년 채용방침이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하면서 코로나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