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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만난 베트남 총리 “삼성 반도체, 베트남에 투자해달라”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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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입력 : 2020.10.20 23:27 ㅣ 수정 : 2020.10.21 08:56

푹 총리 “호치민 삼성법인 수출가공기업(EPE) 전환 결의서 발행” “베트남 정부는 윈윈(Win-Win) 동행” 약속 / 이 부회장 “3000명 인력 신축 R&D 센터, 2022년말 본격 운영” 화답

[뉴스투데이=김영섭 기자] 베트남 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삼성 측의 반도체 공장 베트남 현지 투자를 직접 요청해와 주목된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베트남을 방문 중인 이 부회장과 하노이 총리실에서 면담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이런 의사를 밝혔다고 베트남 정부 온라인 매체(VGP)가 보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0일 베트남 하노이 총리실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예방하고 환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앞서 이 부회장은 전날 대한항공 전세기편을 이용해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지난 14일 네덜란드 출장에서 반도체 노광장비(EUV)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고 귀국한 지 5일 만에 또 다시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한 것이다.
 
VGP 보도에 따르면 푹 총리는 이날 이 부회장에게 삼성이 베트남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투자,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전기‧전자 분야 공급망(supply chain)을 보완‧강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푹 총리는 베트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잘 통제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 유일하게 성장한 국가이고 경제규모 4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의 반도체 공장 투자요인을 적극 알려 관심을 끌었다.
 
푹 총리는 삼성그룹이 모바일 기기, 반도체, 가전 제품 총 3가지 분야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하고, 그 중에 모바일 기기, 가전 제품, 디스플레이만 베트남에 있어 삼성의 반도체 투자로 베트남 내 전기·전자 사업이 강화되는 계기를 맞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푹 총리는 또 삼성이 베트남 내 규모를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베트남 정부에서 호치민 삼성법인(SEHC)이 수출가공기업(EPE)으로 전환하도록 결의서를 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푹 총리는 현재 베트남 내 삼성의 현지화 비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 베트남 현지 협력사가 삼성그룹의 공급망과 연구개발 활동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삼성 측에 요청했다.
 
푹 총리는 삼성그룹이 현재 하이테크 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 지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베트남은 삼성이 해당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최고의 유리한 여건을 마련해 주겠다고 확인했다.
 
또 푹 총리는 삼성의 지난 10년 동안의 성공에 대해 다시 한번 축하한다면서 베트남 정부는 ‘윈윈(Win-Win) 정신’으로 삼성이 베트남에서 전략적 협력‧경영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 함께 동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회담에는 삼성전자 측에서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베트남 측에서 국무조정실장 격인 마이 띠엔 중 총리실 장관을 비롯해 정보통신부, 기획투자부, 재무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푹 총리는 이 부회장과 지난 2019년 11월 한국에서 면담한 후 1년 만에 다시 만나게 돼 기쁨을 표했다. 푹 총리는 삼성이 지난번 만남에서 약속했던 내용을 상당히 잘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동남아 최대 연구개발(R&D) 센터 공사를 지난 3월 하노이에서 착수했다고 밝혔다.
 
푹 총리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안정적인 경영 현황을 유지하고 있으며 베트남의 발전에 계속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푹 총리를 다시 만나게 돼 기쁨을 표하면서 베트남이 코로나19 방역 활동에 성공하면서 경제 발전을 유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을 방문할 때마다 새로 지은 건물과 거리, 좋은 호텔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VGP는 보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왼쪽 4번째)은 20일 베트남 하노이 총리실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예방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동훈 디스플레이 사장과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베트남의 국무조정실장 격인 마이 띠엔 중 총리실 장관 등이 배석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또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강화하는 와중에도 삼성의 안전한 생산을 보장하도록 약 3000명의 삼성 엔지니어들이 베트남에 입국할 수 있도록 승인해 주는 등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신축 R&D 센터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푹 총리와 약속했던 내용처럼 오는 2022년 말에 본격 운영하겠다며 연구 인력이 약 3000명으로, 삼성그룹의 연구개발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또 푹 총리의 요청에 따라 삼성은 제조 분야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분야에도 투자, 베트남 로컬 기업과 협력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부회장은 삼성 호치민 법인을 방문해 생산 활동을 점검해 투자 확장 수요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정부가 삼성에 유리한 투자 조건을 마련하도록 희망하며 삼성도 더 노력해 베트남에서 경영 및 투자 활동을 잘 전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푹 총리는 ‘천시지리인화(天時地利人和, 하늘의 때, 땅의 이로움, 사람의 화합이란 뜻)’란 문구까지 예를 들며 베트남에 투자하면 얻고 발전을 위한 유리한 환경도 있다고 화답했다.
 
푹 총리는 한국-베트남 관계도 매우 긍정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양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 그 중에는 유럽연합(EU)과 베트남 간 FTA로 지난 8월1일 발효한 EVFTA, 베트남과 일본 등 세계 11개국이 참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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