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기버스 보조금 지원정책 운송사업자 배만 불렸다”
[뉴스투데이=황재윤 기자] 정부의 전기버스 보조금 지원정책이 전기버스를 구매하는 운송사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대표적 혈세낭비 사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김희국(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의원에 따르면 현재 국토부와 지자체가 각각 50%를 지원하는 전기버스 저상 보조금 약 9000만원과 환경부의 친환경차 보급 장려를 위한 지자체 보조금 1억원이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전기버스 가격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별한 보조금 정책이 큰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기버스를 생산·판매하는 주요 국내 3사와 중국 3사의 가격을 보면 보조금 적용시 실질 판매가격은 약 0원에서 1억 원까지 차이를 보이는 실정이다.
현재 중국의 경우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보조금 지급대상을 폐쇄적으로 선정하는 정책을 펼치고, 반면 우리는 아무런 제한 없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재 중국산의 평균 수입원가는 2억 1000만원에서 2억 3000만원 사이여서, 판매가 대비 3000~7000만원의 마진을 남기고도 국산 전기버스 보다 1억여원 싸게 공급되고 있어 격경쟁력에서 절대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산의 저가공세에 공급가격이 떨어지면서 운수사업자들이 거의 공짜로 전기버스를 구매하는 기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국내 운수업체들의 전기버스 구입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여, 교통약자 이동편의를 증진시키고 대기환경을 개선하고자 시행된 보조금 지급정책이 중국 업체들과 국내운수사업자들 배만 불려 주고 있는 셈이다.
특히 외국산의 경우 보조금만으로도 구매가 가능해, 판매금액을 부풀려 계약하고 수령한 보조금 중 일부를 ‘백마진(Back margin)’으로 업체에 되돌려 주는 부정적 판매조건 제안도 성행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수입업체의 무분별한 판매조건(배터리/모터 9년 보증, 대당 2천만원의 현금제공, 대형 판매위탁사를 통한 유류(디젤)비 지원, 대당 무상부품 2천만원 수준 제공, 108개월(이자 대납) 무이자 할부) 등 대가성 판매 조건들도 운수업체들을 현혹시키며 시장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
이로 인하여 시장의 계속되는 가격 인하 요구로 인해 원가 이하로 판매되는 상황에서, 국내 제작사는 가격 외의 이러한 무분별한 판매조건 요구(중국산 수입 업체 판매조건과 동일 조건 요구)로 인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정부는 최근 2년간 집행한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이 약 486억. 이중 중국산 전기버스에만 국가예산 176억원이 지급하여 전체 지원 물량의 36%를 차지(243대 중 88대)한다. 2017년~2018년 대비 2020년 현재 3배 이상 증가한 시장 상황을 고려할 경우 보조금 지원을 받은 중국산 전기버스는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국 의원은 “중앙정부 보조금 지급은 국산과 수입산에 대해 동일 지급(WTO 규범 준수)하되, ‘국산화율 50% 이상’임을 증빙 완료한 차으로 선정된 차종에만 지자체 보조금을 지급하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량판매가에서 운수사사업자 자부담 1억 2000만원(디젤 및 CNG 차량 구입비용 수준) 정도를 확정 후, 차액에서 중앙정부 보조금을 제외한 잔여금액을 지자체가 최대한도 1억원 이하에서 보조금액으로 책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총리실 주관으로 환경부, 국토교통부, 지자체 등이 서둘러 전반적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전기버스 보조금 지원사업 과정에서 불법 및 불공정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지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와 합동으로 시장상황을 조사 또는 점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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