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재가 일깨운 ‘주택화재’ 대비책, 3가지 궁금증 풀기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최근 울산 남구에 위치한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주택 화재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11시께 3층 테라스에서 시작된 화재는 약 15시간이 지난 9일 오후 2시께야 진압됐다. 이 화재로 93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었고,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3층 이상의 고층에서는 방 전체가 전소되는 등 재산 피해가 컸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고에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경각심을 가지는 분위기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화재에서 주택화재 발생률은 연평균 18.3%에 이른다. 지난해만 해도 7543건의 주택화재가 발생했으며, 122명이 사망했다.
이에 며칠 새 인터넷에는 ‘주택 화재보험’을 문의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전세를 준 집도 화재보험을 들어두는 게 맞냐”, “가입 시 소멸형과 보장형 중 무엇을 골라야 하느냐”는 등 고민의 양상도 다양하다.
■ 16층 이상 아파트는 단체 화재보험 가입/ 추가 보장 원한다면 개별 보험 가입해야
현행법상 16층 이상 고층 아파트는 단체 화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돼있다. 관리사무소가 임의로 가입해 입주민 관리비에 보험료를 포함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울산 삼환아르누보 아파트 역시 이에 해당해 삼성화재 단체화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대 건물 426억원, 가재도구 63억원, 대물 10억원, 부상 입주민은 각각 3000만원을 받게 된다. 향후 입주민들은 손해사정 절차를 거쳐 가구별 피해 정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보험금을 받게 될 예정이다.
다시 말해 15층 이하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 거주자는 개인 화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개인 화재보험은 대개 월 1~3만원 내외로 가입할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단체 화재보험이 가입된 아파트 입주민이라도 별도의 개인 화재보험을 들어둘 것을 권고하기도 한다. 단체 화재보험은 보장금액이 낮고, 추가 피해를 보상하는 특약도 가입해두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 개인 화재보험 들어야 벌금·누수피해·거부비용 등 다양한 특약 가능해
화재는 인명피해 우려가 클 뿐 아니라, 가구 및 가전제품이 불에 타거나 인근 주택에 불이 옮겨붙는 등 피해 범위가 넓다. 이에 따라 추가적 손실을 보장할 수 있는 보험사별 주택화재보험 특약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
우선 일종 한도액 내에서 벌금을 지원하는 ‘벌금’ 특약이 있다. 화재를 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당사자는 형법에 근거해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적용된다. 중대한 화재일 경우 2000만원으로 늘어난다.
화재로 인해 임시거주지가 필요할 때 유용한 ‘거주비용’ 특약도 있다. 하루당 약 10만~20만원 선에서 거주비용을 지원한다.
이밖에도 ‘누수’ 특약을 통해 화재가 수도관 파열로 이어져 아래층에 누수 피해를 입혔을 때 피해보상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가전제품 수리비’ 특약을 통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 수리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 임차인·임대인도 화재보험 들어야 하나요?…정답은 둘 다 “yes”
화재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세 들어 사는 집에도 화재보험을 들어야 하느냐”는 “세를 준 집에도 화재보험을 들어야 하느냐”는 질문이 동시에 올라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그렇다”이다. 화재 발생 시 배상 책임은 ‘과실’이 있는 사람에게 있기 때문이다. 임대인이 세를 준 집의 합선 등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면 ‘관리소홀’ 책임으로 임대인이 보상한다. 그러나 임차인이 거주 중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과정 등에서 화재를 발생시켰다면 임차인이 보상해야 한다.
특히 화재의 경우 원인 규명을 개인이 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임차인 혹은 임대인 한쪽만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보험이 없는 쪽이 책임을 뒤집어 쓰는 ‘덤터기’에 대비하기 위해서 화재보험 가입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