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혁명(17)]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웨어러블 로봇이 가져올 2가지 ‘노동혁명’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9.23 08:35 ㅣ 수정 : 2020.09.23 08:35

2026년 5조6000억원 규모 시장으로 성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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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은 한국인 모두의 화두이다. 사회에 첫발을 딛는 청년뿐만이 아니다. 경력단절 여성, 퇴직한 중장년 심지어는 노년층도 직업을 갈망한다. 문제는 직업세계가 격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4차산업혁명에 의한 직업 대체와 새직업의 부상뿐만이 아니다. 지구촌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 변화, 한국사회의 구조 변화 등도 새직업의 출현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뉴스투데이가 그 ‘직업 혁명’의 현주소와 미래를 취재해 보도한다. <편집자 주>

 

올해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 ‘CES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 Hip’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은 인공지능(AI)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중심에 놓인 분야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차는 앞다퉈 국제 무대에 각사가 자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여 왔다.

 

일반적으로 그동안 산업현장에서 로봇은 단순 업무와 사람의 손이 닿기 힘든 곳을 대체해 왔으나, 양사가 최근 언론에 공개한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이 직접 착용해, 사람과 로봇이 한 몸이 되는 로봇들이다. 양사의 웨어러블 로봇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일자리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기아차의 ‘벡스(VEX)’와 삼성전자 ‘젬스(GEMS)’, 고령층의 고강도 노동 가능케해

 

첫째, 저출산 고령화 시대 정년이 지나도 일할 수 있는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 기간을 연장시킨다는 점이다. 특히 고령층의 고강도 노동을 가능케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 진입이 빨라지고 있는 일본의 경우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의 대안으로 웨어러블 로봇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 대형 건설사 오바야시구미(大林組)는 건설현장의 노동력 확보 방안으로 일본 사이버다인(Cyberdyne)에서 개발한 HAL 로봇을 도입할 계획을 이미 2016년에 밝힌 바 있다. HAL은 40kg의 짐을 든다면 최대 16kg만큼을 이 로봇이 분담해 작업자의 노동 생산성 등을 높여준다. 이 같은 사례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웨어러블 로봇 시장 성장의 트리거(Trigger)로 작용한다는 점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도 초고령 사회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고령 인구는 813만명으로 전체 인구 5178만명의 15.7%를 차지했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사 1051만명(20.3%)으로 증가해 ‘초고령 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일본 HAL처럼 제조 현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국내 웨어러블 로봇이 있다. 지난해 9월 현대·기아차가 발표한 ‘벡스(VEX)’다.

 

벡스는 2018년 현대·기아차가 선보인 의자형 착용로봇 ‘CEX’에 이은 두 번째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이다. 물류 로봇으로 분류되는 벡스는 일반 제조와 자동차 등 제조 환경에서 쓰임새를 갖는다. 구명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해 즉시 사용할 수 있고, 중량도 2.5kg으로 기존 제품보다 최대 42% 가벼워 근로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정년 퇴임은 길어야 60세다. 벡스처럼 근력을 증가시켜주는 장비를 착용하면 일자리 현장에 더 오랫동안 남아 있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는 셈이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물리적으로 근력이 저하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노동 현장에서 나와야 하는 이들의 경제노동에 대한 욕구를 채워 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표=뉴스투데이]
 

기업과 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에 대한 근원적 해결책 될 듯

 

둘째, 기업과 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비율 미이행 문제를 줄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우리나라는 50인 이상 상시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전체 직원 중 2.9%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은 기업 등에 대해서는 벌금이 부과되고 있다.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더불어민주당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 민간 사업체 고용부담금’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100대 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금 총액은 6419억원이었다. 장애인의 신체적 능력 제약으로 인해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에서도 장애인 채용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에서 웨어러블 로봇이 상용화되면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지키는 게 수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체가 불편한 이들이 웨어러블 로봇 착용시 보다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 ‘CES 2019’에서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로보틱스 기반의 웨어러블 로봇 ‘젬스(GEMS, (Gait Enhancing and Motivating System) Hip’을 선보였다. 지난 21일에는 ‘GEMS Hip’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으로부터 국제 표준 ‘ISO 13482’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상용화 시점은 현재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벡스는 현재 현대로템이 양산하고 있다. 한편, 미국 시장 조사기관 BIS 리서치는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외골격) 시장 분석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관련 시장규모가 2017년 1547억원에서 2026년 5조6000억원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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