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우리·현대·국민카드의 카드론 평균금리 하향에 담긴 '소비자 주의’
대다수 카드사 카드론 평균금리 올렸지만 3개사는 하향 조정/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소비자주의 실천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카드론(장기대출) 이용규모도 늘어 금융당국은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카드사들은 카드론 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는 당연한 수순이다. 신용도가 낮아지면 금리를 올려서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KB국민·현대카드는 평균금리가 오히려 낮아져 눈에 띈다. 왜 그럴까. 이들 카드사들의 조치에는 '소비자주의'가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용도가 낮은 고객의 금리를 인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신용이 올라간 고객의 금리를 충분히 낮춘 결과인 것이다.
■ 신용도 낮은 고객 금리 인상에만 치중?, 고신용 고객 금리도 충분히 낮춰
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포함한 카드 대출이 53조원으로 전년동기(52조3000억원)대비 1.4% 증가했다.
특히 카드론 이용이 늘었다. 올해 전업카드사 및 겸영은행의 상반기 현금서비스는 27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에 비해 5.7% 줄었지만 카드론 이용액은 25조4000억원으로 10.5%(2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카드론 이용액이 46조10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이용액의 절반을 넘은 셈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대출 수요가 늘었고 특히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카드론을 찾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드론은 현금 서비스에 비해 대출심사가 까다롭지 않고 상환기간이 넉넉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부실위험에 우려를 표하면서, 손실흡수 능력 강화를 지시했다. 당연히 카드사들은 중·저신용자의 카드론 이용 규모 증가에 맞춰서 금리를 상향 조정 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올 8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3.68%다. 전달인 7월에는 13.63%를 기록한데 비해 0.05%p 오른 수치다.
■평균 금리가 낮아진 우리·현대·KB국민카드 측, "카드론 고객 신용도를 세밀하게 분석해 금리 결정"/최저 수준 금리 유지하는 하나카드의 '뚝심'도 눈길
그러나 3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낮아졌다. 우리카드는 7월 13.02%에서 8월 12.76%로 0.26%p 낮아졌다. 현대카드는 13.67%에서 13.25%로, KB국민카드는 13.72%에서 13.57%로 각각 0.42%p 0.15%p 내려갔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고신용자에 대한 상품을 출시했고 신용도가 우수한 고객에게 적용되는 대출 금리를 낮췄다”며 “한도는 올리고 금리는 내리는 상품이기 때문에 평균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특히나 8월 1~3등급의 신용자에게 부과하는 대출금리가 9.56%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낮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당국에서 금리를 조정하라고 권고를 내린 이유가 있을 수 있고 현대카드 같은 경우 자사에서 세밀하게 고객을 분석해 카드론 운영을 한다”며 “특히 자사의 경우 우량고객이 많아 맞춤 금리를 제공하다 보니 평균 금리가 낮아진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카드의 관계자는 “그달에 리스크 위험이 낮은 고객층이 카드론을 많이 썼다면 관련 금리가 조정되고 리스크 위험이 높은 고객층이 많이 썼다면 또 그에 관련한 신용등급의 금리가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카드사에서 이를 임의로 조정하기 보다는 현상에 맞게 금리를 측정한다”고 밝혔다.
카드사 관계자에 의하면 카드사는 자사의 신용등급 별 고객의 분포도를 분석하며 금리를 조정하는 시스템이 모두 갖춰져 있다. 등급별 고객의 분포수에 따라 금리가 조정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이다.
하나카드는 7월에 비해 8월 평균금리가 낮아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나카드의 7~10등급 금리는 15.74%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낮은 금리를 보인다. 이에 하나카드 관계자는 “자사의 리스크 관리 모델을 바탕으로 고객층 분포도 등 회사의 상황이나 현상에 맞게 금리조정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