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연 기자 입력 : 2020.09.18 04:27 ㅣ 수정 : 2020.09.18 04:27
판교 IT기업 대상 스카우트 열풍 속사정은 약간 달라 / 평균연봉 높지 않고, 일부 직원은 중간관리자 부족 등 문제점 지적
모든 직업에는 은밀한 애환이 있다. 그 내용은 다양하지만 업무의 특성에서 오는 불가피함에서 비롯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때문에 그 애환을 안다면, 그 직업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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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서연 기자] ‘방탄소년단’(이하 BTS)을 배출해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대표 방시혁)가 최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지망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판교의 IT기업 개발자들 수십여명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봉인상과 스톡옵션 등의 혜택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실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이 회사의 직원 수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228명이다. 잡플래닛에 따르면, 평균연봉은 3089만원이다. 높은 편이라고 보기 어렵다.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는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이 솔직한 평가를 털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자유로운 근무패턴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초창기 회사의 과도기적 상황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직원 A씨는 “연차를 눈치 보지 않고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다”면서 “출퇴근도 자율이기 때문에 할당 업무만 끝나면 언제든지 여가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로 전환됐는데 정말 편하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B씨는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연차가 무제한이라는 점이다”고 말하면서 “통신비를 지원해주는 등 복지도 점점 추가 되고 있지만 워라밸이 생각만큼 좋은 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C씨는 “엔터테인트먼트 회사 특성상 이미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자유로운 분위기 형성을 위해 사측에서도 꽤 노력하고 있다”고 하면서 “창립자 방시혁의 뛰어난 감각과 명확한 방향성이 회사를 이렇게 이끈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D씨는 “중복회의가 많은 편이고 특히 최근 들어 급성장 중이다보니 중간관리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씨는 “빅히트가 국내 탑으로 자리잡으려면 기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관습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F씨는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어 아무래도 과도기적 상황이다”면서 “여러번 사업 진행을 번복하는 등의 고충이 있다”고 말했다.
BTS가 연속 3주 빌보드 차트의 정상을 차지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그 명성에 걸맞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0월 코스피 상장 예정이다. 713만주(희망 공모가액 10만5000~13만5000원)를 공모하기도 했다.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3조7000억~4조8000억원 가량(공모가 밴드 기준 산정)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