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의 PB상품 '영토경쟁' 가열, 코로나19 속 생존전략
불황기일수록 PB매출 올라/ PB전문샵 가진 이마트 앞서고 롯데마트, 홈플러스등은 상품 다각화로 추격
이에 따라 대형마트 간 PB상품 영토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PB전문샵을 가진 이마트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이 PB상품 다각화 등을 통해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PB상품은 대형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제품생산을 위탁해 생산한 자체 브랜드 상품이다. 제조사 브랜드인 NB와 대조된다.
대형마트업계는 지난 2013년부터 PB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장기화하는 경기 불황 속에서 PB상품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었다.
최근들어 PB상품은 대형마트 입장에서 일종의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유통산업발전법 규정상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출점에 의한 성장이 끝난 것은 물론, 점포별로 매출액을 증가시키고 싶어도 고객 수가 줄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PB상품은 NB상품보다 마진을 남기기 쉬워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탁월하다는 점도 PB상품 개발에 집중하게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실 대형마트 입장에서 NB제품을 팔아서는 20% 이상 마진을 남기기 쉽지 않다”면서 “남는 마진이 적더라도 일종의 구색 갖추기로 NB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와 달리 PB제품의 경우 영업 이익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일찍이 ‘노브랜드’를 선보여 대형마트 PB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2015년 4월 이마트에 설립한 노브랜드는 가격 거품을 줄인다는 취지로 등장했다. 이후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시장이 경기 불황에 시달리 가운데 소비자들의 노브랜드 매장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면서 2016년 8월 자체 점포를 내는 데 성공했다.
노브랜드 전문점은 이제 성과를 수확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1분기 25억 원의 첫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역시 55억 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이마트의 성장이 꺾이면서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과 같은 전문점으로 성장 동력이 이전되는 추세이다. 이마트 노브랜드는 지난해 11월부터 가맹점 사업을 시작해 매장 수를 더욱더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PB 시장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근 신제품 출시 및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대표 PB상품인 ‘온리프라이스(Only Price)’, ‘요리하다(Yorihada)’, ‘초이스엘(Choice L)’ 등을 앞장세워 PB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요리하다’의 상품 수는 올해 들어 전년 대비 약 53% 증가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전국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시그니처 위크’를 진행한다. 해당 기간 홈플러스가 지난해 11월 론칭한 프리미엄 PB ‘홈플러스 시그니처’ 제품을 할인 판매하고 신제품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생필품을 중심으로 가격 부담이 적고 믿을 수 있는 PB제품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실속 소비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홈플러스 PB 브랜드인 ‘시그니처’ 제품을 계속 선보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계속되는 대형마트 때리기로 대형마트는 30년도 안 돼서 무너지고 있다”면서 “유통업계의 대세였던 대형마트가 망가지니 그 자리는 PB 전문샵 등이 채우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가성비 시장이 앞으로 뜰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대형마트가 정부의 규제를 피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PB 전문샵 등을 통한 신규 점포 창출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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