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전쟁(7)] 종근당과 녹십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차이는? ‘2상’ 승인 받은 7개 치료제 장단점 달라
한유진 기자 입력 : 2020.09.03 07:04 ㅣ 수정 : 2020.11.21 16:20
국내 7개 치료제 중 6개는 약물재창출 방식 / 개발 중인 치료제로는 GC녹십자가 처음 2상 승인 받아
[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며 사회·경제적 타격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면 길어질수록 전세계적으로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 소식에 모두가 목말라하는 이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제약업체가 진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은 총 12건이다. 그중 7건이 식약처로부터 2상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7건 모두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약물이다. 이들 7개의 치료제 후보들은 그 성격과 특징이 서로 다르다.
현재까지 식약처로부터 2상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는 부광약품 ‘레보비르’, 엔지켐생명과학 ‘EC-18’, 신풍제약 ‘피라맥스’, 종근당 ‘CKD-314’(나파모스타트), 크리스탈지노믹스 ‘CG-CAM20’(카모스타트), 대웅제약 ‘DW1248정’(카모스타트), GC녹십자 ‘GC5131’(혈장분획치료제) 등이다.
■ 약물 재창출 방식 코로나19 치료제들 기존 임상 기간 줄일 수 있어
임상시험 단계는 전임상 단계(동물실험 단계), 임상 1상(최초로 사람에게 투여하여 안전성 등을 평가), 임상 2상(소수에게 치료효과 평가) 임상 3상(다수에게 안정성 및 치료효과 검증) 등으로 나뉜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임상 1상을 건너뛰고 임상 2상으로 가거나 1상과 2상 혹은 2상과 3상을 동시에 승인받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식약처로부터 2상 승인을 받은 7개의 코로나19 치료제 중 GC녹십자의 혈장분획치료제를 제외한 6개 제품들은 모두 약물 재창출 방식(이미 다른 질병 치료에 쓰이고 있거나 개발 중인 약물의 용도를 바꿔 새로운 질병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전략)으로 개발 중이기 때문에 빠른 승인이 가능했다.
■ 부광약품 ‘레보비르’, B형 간염 치료제로 국내 최초 허가용 임상 승인 받아
먼저 부광약품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가장 먼저 임상 2상을 승인 받은 제약사다. 치료제 ‘레보비르’는 부광약품이 2007년 출시한 ‘B형 간염 치료제’로 세계에서 네 번째, 아시아에서는 첫 번째로 개발된 항바이러스 신약이다.
해당 물질은 세포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증식해 다른 세포를 감염하는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역할을 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보비르는 이미 항바이러스제로 사용되던 성분이기 때문에 장기간의 안전성 데이터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최초로 허가용 임상을 승인 받아 2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 8월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 효과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 엔지켐생명과학 ‘EC-18’, '사이토카인 폭풍' 관리 효과 기대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5월 신약물질인 ‘EC-18’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 시험을 승인받고 개발에 돌입했다. ‘EC-18’은 코드명으로 항암 부작용 중 하나인 호중구 감소증(백혈구 감소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신약 PLAG를 의약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EC-18’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을 재촉하는 합병증 ‘사이토카인 폭풍(외부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인체 내에서 면역작용이 과다하게 이뤄지면서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국내 바이오기업 중 최초로 ‘EC-18’가 미국 FDA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2상을 승인받기도 했다.
■ 신풍제약 ‘피라맥스’, 정부 지원 대상으로 예비 선정돼
신풍제약 역시 지난 5월 자체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에 대해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고 개발 진행 중이다. 피라맥스는 주성분인 ‘피로나리딘’이 코로나19 치료 후보약물로 한때 거론됐던 클로로퀸과 화학구조가 유사하다고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또한 신풍제약의 ‘피라맥스’는 지난 8월 정부 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시험 지원 대상 기업으로 예비 선정됐다.
■ 종근당 ‘CKD-314’(나파모스타트), 렘데시비르보다 수백배 이상의 항바이러스 효능
종근당은 지난 6월 나파모스타트 복제약인 ‘나파벨탄’이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나파모스타트는 급성 췌장염 치료제로 쓰인다. 나파모스타트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3000여종의 후보 물질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포실험에서 렘데시비르보다 수백배 이상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였다고 해서 주목받고 있다.
종근당은 러시아 식약처로부터 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고 1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임상은 이르면 연말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상 성공 시 국내와 해외에서 긴급승인을 신청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대웅제약이 ‘카모스타트’를 이용해 각각 ‘CG-CAM20’, ‘DW1248정’에 대한 국내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카모스타트 만성 췌장염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실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활성을 억제했고, 감염된 쥐 모델에서 생존율 개선 효과를 보여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대웅제약의 ‘DW1248정’(카모스타트) 은 앞서 언급한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와 더불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시험 지원 대상 기업으로 예비 선정됐다.
앞서 소개한 6개 제품들은 모두 이미 다른 질병 치료에 쓰이고 있거나 개발 중인 약물의 용도를 바꿔 새로운 질병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전략인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 19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약물 재창출은 신약 대비 안전성 문제가 비교적 적고, 임상 기간과 개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빠른 코로나19 치료제 시판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GC녹십자 ‘GC5131’(혈장분획치료제), 항체 추출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별화
GC녹십자는 지난 8월 코로나19 혈장분획치료제 ‘GC5131’의 국내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기존에 허가된 의약품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약물재창출’ 외에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임상 2상을 승인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C5131’은 혈장분획치료제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성분) 속에 포함된 다양한 항체를 추출해 만든 코로나19 치료제다. 일반 혈장을 활용해 상용화된 동일제제 제품들과 작용 기전 및 생산 방법이 같아 코로나19 치료제 파이프라인 중 상용화가 가장 빠른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혈장이 인체에서 유래하고, 중화항체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제품이 예전부터 개발돼 사용됐다. 식약처는 이를 고려해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 시험을 면제했다.
GC녹십자는 9월부터 삼성서울병원 등 6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 중 영상학적 진단으로 폐렴이 확인됐거나 만 70세 이상인 환자 및 만 60세 이상의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다.